머리맞댄 전문가 3인‥자유방임 시대는 끝나 '다자간협의체'로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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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비아 大 주최 세미나
헤지펀드의 대가인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은 20일 "곤두박질치는 세계경제를 구하기 위해선 미국 차기 대통령이 경기침체에 대응할 수 있는 적절한 정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로스 회장은 이날 컬럼비아대 지구연구소 주최로 열린 '세계경제 어떻게 살릴 수 있나' 주제의 세미나에서 "미국 경기침체 기간과 심각성은 전적으로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경기침체 양상은 대단히 가변적"이라며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기침체가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만큼 미국 차기 대통령의 거시 경제정책 역량에 따라 세계경제 상황이 많이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소로스 회장은 민주당 경선에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지지한 바 있다.
그는 "시장이 과잉을 스스로 해소하고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이 결국 버블(거품)을 키웠다"며 "한번 생긴 버블은 더 큰 버블을 만드는 경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금융시장의 규제 강화 필요성 등에 대해선 "시장의 질서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새로운 규제를 마구잡이식으로 도입하기보다는 금융 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좋은 규제'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경기침체는 길고도 추한 심각한 불황이 될 것"이라며 "미국 실업률은 최악의 경우 9%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06년에 미국 금융위기론을 제기한 그는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저금리와 월가 금융사의 '도덕적 해이'를 꼽았다. 그는 "신용 버블이 주택시장 붕괴와 함께 터지면서 세계경제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며 "브릭스(BRICs) 등 이머징마켓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주택 가격 추가 하락이 불가피한 만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로 촉발된 신용 손실이 총 3조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정부가 은행 자본확충에 좀 더 과감하게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금융사를 감독할 수 있는 강화된 감독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경제학 교수도 "지난 15년 동안 경기하강 기미만 보이면 공격적으로 금리를 낮춰온 통화당국자들의 잘못된 정책이 화를 키웠다"고 진단했다. 연방 기준금리를 연 1.0%로 유지할 때 이미 거품이 형성되고 있었다는 점을 예견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그는 "세계경제에 위험이 산적해 있고 실제 상황이 어느 정도 악화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대공황까지 가지 않더라도 심각한 경기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방임의 무책임한 행태나 탐욕의 시대는 갔다"며 "정부가 금융시장에 대한 규율을 강화하고 미국 중심이 아닌 중국 등 주요국이 참여하는 다자 간 협의체를 통해 세계경제가 직면한 문제를 공동으로 풀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
헤지펀드의 대가인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은 20일 "곤두박질치는 세계경제를 구하기 위해선 미국 차기 대통령이 경기침체에 대응할 수 있는 적절한 정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로스 회장은 이날 컬럼비아대 지구연구소 주최로 열린 '세계경제 어떻게 살릴 수 있나' 주제의 세미나에서 "미국 경기침체 기간과 심각성은 전적으로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경기침체 양상은 대단히 가변적"이라며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기침체가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만큼 미국 차기 대통령의 거시 경제정책 역량에 따라 세계경제 상황이 많이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소로스 회장은 민주당 경선에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지지한 바 있다.
그는 "시장이 과잉을 스스로 해소하고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이 결국 버블(거품)을 키웠다"며 "한번 생긴 버블은 더 큰 버블을 만드는 경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금융시장의 규제 강화 필요성 등에 대해선 "시장의 질서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새로운 규제를 마구잡이식으로 도입하기보다는 금융 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좋은 규제'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경기침체는 길고도 추한 심각한 불황이 될 것"이라며 "미국 실업률은 최악의 경우 9%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06년에 미국 금융위기론을 제기한 그는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저금리와 월가 금융사의 '도덕적 해이'를 꼽았다. 그는 "신용 버블이 주택시장 붕괴와 함께 터지면서 세계경제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며 "브릭스(BRICs) 등 이머징마켓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주택 가격 추가 하락이 불가피한 만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로 촉발된 신용 손실이 총 3조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정부가 은행 자본확충에 좀 더 과감하게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금융사를 감독할 수 있는 강화된 감독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경제학 교수도 "지난 15년 동안 경기하강 기미만 보이면 공격적으로 금리를 낮춰온 통화당국자들의 잘못된 정책이 화를 키웠다"고 진단했다. 연방 기준금리를 연 1.0%로 유지할 때 이미 거품이 형성되고 있었다는 점을 예견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그는 "세계경제에 위험이 산적해 있고 실제 상황이 어느 정도 악화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대공황까지 가지 않더라도 심각한 경기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방임의 무책임한 행태나 탐욕의 시대는 갔다"며 "정부가 금융시장에 대한 규율을 강화하고 미국 중심이 아닌 중국 등 주요국이 참여하는 다자 간 협의체를 통해 세계경제가 직면한 문제를 공동으로 풀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