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회전문' 파견관행 여전

사직→ 靑 근무 → 검찰 복귀
정치권ㆍ시민단체 "개선" 목소리

검사가 사직 후 청와대에서 근무하다 곧바로 검찰에 복귀하는 '회전문'식 변칙 파견 관행이 여전해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행 검찰청법은 검사의 청와대 파견을 금지하고 있지만 '검사 사표-청와대 근무-검찰 복귀' 라는 편법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우윤근 민주당 의원이 이 문제를 제기하는 한편 22일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도 이를 비판하고 나섰다.

1996년 당시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등의 발의로 개정돼 1997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검찰청법은 '검사는 대통령비서실에 파견되거나 대통령비서실의 직위를 겸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정권력의 핵심인 검찰과 청와대 간 연결고리를 끊어 검찰의 정치적 독립을 확보하고 공정한 업무수행을 담보하자는 것이 발의의 취지였다.

하지만 검찰은 검사가 사표를 내 검사 신분을 떠나게 한 뒤,특정한 경우는 청와대 근무 종료일 바로 다음 날 검찰에 복귀시키는 방법으로 이 규정을 피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 정부 들어 김강욱(사법연수원 19기) 김병현(25기) 정승면(26기) 주용완(29기) 검사가 올 3월부터 청와대 민정수석실 비서관ㆍ민정2비서관실 행정관 등으로 근무하다 7월 말 사직한 뒤 서울중앙지검 남부지검 법무부 등으로 복귀했다. 이들의 뒤를 이어 현재는 김동주(26기) 조성욱(17기) 고흥(24기) 조상준(26기) 장영섭(25기) 등 5명의 검사가 청와대에서 근무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 때에도 이 같은 관행은 마찬가지였다.

참여연대는 "국회 법사위는 국정감사를 통해 이 같은 편법운영 실태를 바로잡고 파견갔던 검사가 복직신청을 하면 최소한 1~2년 정도의 유예기를 두는 등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고급 법조인력인 검사를 저비용으로 채용해 청와대 내 법률행정 서비스를 담당하게 하자는 취지이며,일각에서 제기하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와는 별개라고 본다"고 해명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