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여수엑스포 성공 개최 좌담] "여수에 환경 접목…살아 숨쉬는 엑스포 만들것"

'녹색성장' 모델 추진…글로벌 스탠더드로
지속 가능한 개발위한 시민참여 공간돼야
남해안 개발…세계적 관광명소로 바뀔 것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를 유치한 지 1년여 만인 22일 여수에서 대규모 국제심포지엄이 열렸다. '해양과 기후변화 및 박람회 기본구상ㆍ기본계획'을 주제로 23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심포지엄은 여수세계박람회(이하 여수엑스포)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마련됐다. 개막 하루 전인 21일 저녁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선 심포지엄에 참가하는 각국의 전문가들이 미리 모여 엑스포 성공개최를 위한 다양한 조언을 내놨다. 김도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좌담회에는 엑스포 유치전을 진두지휘했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빈센트 곤잘레스 로세르탈레스 국제박람회기구(BIE) 사무총장,장승우 2012여수엑스포 조직위원장 등이 참석했다.▶사회=지난해 말 여수가 쟁쟁한 경쟁도시들을 제치고 2012년 엑스포 개최지로 선정됐다. 개최지로 선정된 저력은 무엇인가.

▶한덕수 전 국무총리=우선 주제선정이 절묘했다. 환경문제를 내세운 여수가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엑스포가 개최되는 2012년은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해다. 기후변화협약에 의한 교토의정서의 기한이 끝나고 새로운 체제가 출발해야 하는 시점이다. 올림픽 등을 통해 입증된 한국의 국제행사 개최능력 또한 높이 평가됐다.

▶사회=국제적인 평가는 어떠한가. BIE가 여수를 선택한 이유는.▶로세르탈레스 BIE 사무총장=여수 유치과정 자체가 하나의 감동 드라마였다. 한국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기업들이 혼연일체가 돼 모범적으로 협력체제를 구축한 점이 높은 평가를 얻었다. 특히 여수 지역민들의 열정적인 유치활동도 BIE 회원국들에 큰 감명을 줬다. 한국이 다른 경쟁 국가들에 비해 글로벌 플레이어라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폴란드 모로코 등 경쟁 국가들은 모두 지역적으로만 영향력이 있지만 한국은 현대 삼성 등 전 세계에서 활약하는 기업도 많았다. 대회를 차질 없이 진행시킬 수 있는 개최능력에 대한 믿음도 여수가 가장 강했다.

▶사회=여수국제심포지엄의 의미는 무엇인가.

▶장승우 2012여수엑스포 조직위원장=엑스포 유치 이후 처음으로 국제심포지엄을 갖게 됐다. 엑스포 기본구상과 기본계획을 밝히면서 2012년 여수 엑스포의 주제에 대해 국제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한다. 우리가 준비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이를 합리적으로 보완한다면 여수엑스포를 성공적인 행사로 만들 수 있다. ▶사회=과거 개최됐던 엑스포들과 여수엑스포의 근본적인 차이점은.

▶한 전 총리=과거에도 물을 주제로 한 엑스포가 네 차례 정도 있었다. 그렇지만 과거 엑스포들은 기후 온난화 등 인류 공동의 문제해결에는 미흡했다. 여수엑스포는 인류 공통의 문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그리고 현재 인류가 지닌 능력과 기술로 풀어내는 기술 및 환경전시장이다.

▶사회=여수엑스포의 주제인 '살아 있는 바다,숨 쉬는 연안'에 대해 설명해달라.▶로세르탈레스 총장=해양의 생존은 곧 환경의 생존이고 인류의 생존이다. 이 문제는 국제사회의 주요 화두다. 특히 바다와 연안은 떼놓을 수 없는 관계다. 바다를 온전히 보전하려면 친환경적인 '지속가능한 개발'이 연안과 바다에서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개발과 보존은 정책의지로만 달성되지 않는다. 그래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 여수엑스포는 특히 시민의 참여를 유도하는 국제적인 공간이 될 것이다.

▶사회=여수엑스포의 주제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적인 내용은.

▶장 위원장=바다를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개발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여수엑스포는 바다와 연안을 같이 활용해 진행될 것이다. 전시장도 바다와 연안이 함께 공유되도록 설계하겠다. 이를 통해 인류가 당면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바다라는 공간을 통해 실현되는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할 것이다.

▶사회=한국정부는 '녹색성장'이라는 새로운 성장 모델을 추진 중이다. 여수엑스포의 성공적 개최가 녹색성장이라는 측면에서 세계적인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로세르탈레스 총장=한국은 빠른 산업화와 빠른 성장의 대가에 대한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 한국은 빠른 산업화의 국제적인 모델이다. 산업화를 이룬 후엔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됐지만 환경의 희생도 적지 않았다. 시민들은 균형 있게 사는 것이 필요했고 미래 세대를 위해 환경이 회복돼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한국은 저력이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여수엑스포가 국제사회에 선보이는 '녹색성장'모델은 또 다른 국제적인 가이드가 될 수 있으리라 본다.

▶사회=여수엑스포의 경제 및 사회적 효과는.

▶한 전 총리=바다는 자원의 보고고 주요 교통수단이다. 중요한 관광자원이기도 하다. 수려하기로 이름난 한국의 바다를 개발하고 관리하고 여기에다 특징적인 요소를 결부시키면 부가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 그러면 한국의 바다는 중국과 일본,동남아 등 전 세계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중요한 지역이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여수엑스포는 지역 성장동력으로서도 충분한 역할을 할 것이다.

▶사회=여수엑스포의 성공 여부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나.

▶로세르탈레스 총장=여러 가지 관점이 있다. 엑스포 준비과정,국제사회의 노력,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엑스포의 중요성을 인지하느냐 등이 성공의 척도가 될 수 있다. 또 엑스포에서 선보이는 혁신,세계를 향한 메시지 등도 중요한 부분이다. 엑스포 개최 후에 여수가 어떻게 변신하는 것도 진정한 성공을 따지는 기준이 될 것이다.

▶사회=엑스포의 성공 개최를 위해 당부할 말은.

▶장 위원장=자발적으로 참여하려는 시민의식이 성공의 관건이다. 따라서 엑스포조직위원회와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여수시민과 전남도민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대회를 준비해야 한다. 전 국민의 열렬한 성원도 필수적이다. 모든 국민이 '엑스포 전도사'가 돼야 한다. 또한 국경을 넘어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려는 노력도 요구된다.

정리=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참석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
▶ 로세르탈레스 BIE 사무총장
▶ 장승우 조직위원장
▶ 사회=김도년 성균관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