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라운지] 가격 너무 싸면 허위매물 의심해봐야

중고차 시장은 흔히 레몬 마켓에 비유되곤 한다. 레몬 마켓이란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 정보 격차가 존재함으로써 품질 낮은 상품이 유통돼 신뢰를 얻지 못하는 시장을 일컫는다.

중고차 시장처럼 파는 사람이 정보를 훨씬 많이 가지고 있어 이를 부당하게 이용해 이득을 취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전형적인 예가 바로 허위 매물이다. 허위 매물은 조금이라도 조건이 좋은 차를 찾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이용해 상대적으로 차량의 조건을 좋게 만들어 놓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실매물보다 가격이나 성능이 더 좋아 보이는 허위 매물에 먼저 접근하게 된다. 이는 실제보다 허위 매물이 상대적으로 더 많아 보이게 한다. 다시 말해 실매물이 100대이고 허위 매물이 10대라 하더라도 조건이 좋아 보이는 그 10대에 관심을 갖게 된다는 얘기다. 중고차 시장에서 동급 매물보다 시세가 많이 저렴한 경우는 없다. 소비자들도 중고차를 구입할 때는 무조건 저렴한 차보다는 시세를 살펴보고 시세에 맞는 차를 선택하는 것이 허위 매물의 유혹에서 빠져나가는 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허위 매물은 중고차 시장을 영원한 레몬 마켓으로 만들 수 있을 만큼 그 영향력이 크다. 소비자뿐만 아니라 딜러를 포함한 중고차 업계 전체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보기 좋은 레몬을 비싸게 산 뒤 먹어보고 시다고 느낀 사람은 다시는 레몬을 사고 싶지 않을 것임은 자명하다.

중고차 시장이 더 이상 레몬 마켓으로 불리지 않도록 하려면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 판매자의 성숙도이다. 고객을 끌기 위해 허위 매물을 올리고,허위 매물 피해 때문에 중고차 시장을 꺼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때다. 중고차 시장도 투명한 정보 공개,철저한 진단 및 품질 보증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허위 매물이 존재하는 한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없고,소비자의 신뢰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중고차 시장은 결코 확대될 수 없을 것이다.

임민경 SK엔카 마케팅기획팀 mklim@enca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