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세리키즈' 키우기

이종화 <레이크우드CC 대표 ryccgm@paran.com>

지금 우리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여기저기서 한숨과 탄식이 터져 나오며 10여년 전 IMF(국제통화기금) 그 어려운 시절이 다시 오는 건 아닐까 하고 불안해 하고 있다. 그 어려운 시절 우리에게 한 가닥 기쁨과 희망으로 다가온 인물이 있었다. 바로 박세리 프로다. 연못에 빠진 볼을 양발을 벗고 쳐내 LPGA 주최 US오픈골프대회에서 우승하던 모습은 우리 모두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준 감동적인 장면이다.

우리에게 감동을 준 골프는 관전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본인이 직접 '참여'하는 운동이다. 그래서 골프는 경기를 통해 인내심과 지구력은 물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예의로써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최상의 스포츠로 꼽힌다.

최경주 박세리 등이 활약하는 PGA와 LPGA 무대를 통해서 우리는 골프가 국위 선양과 외화벌이에 큰 몫을 하고 있다는 점도 체감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골프' 하면 사치성 스포츠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아 참 안타깝다. 골프장에도 '웰빙 라이프' 바람이 불어와야겠다. 골프를 즐기는 층이 더 넓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점에서 골프장에 다른 체육시설에 비해 세금을 많이 부과하는 불합리한 세제가 개선됐으면 한다. 그린피의 46% 이상이 직·간접 세금으로 나간다는 사실을 아는 골퍼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 많은 세금 때문에 자연히 골프장 입장료는 비싸지게 마련이고 웰빙 라이프를 즐기려는 많은 골프 마니아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바라건대 정부는 지방권과 수도권을 구별하지 말고 중과세 완화 및 규제 개선을 단행해 해외로 나가려는 많은 골퍼들을 국내로 유턴시켜 주길 바란다.

월급쟁이가 부담스러운 돈을 내지 않고도 골프를 즐기며 사시사철 푸른 잔디에서 심신의 안녕과 행복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열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골프장들이 소나기 세금으로 허우적대는 일이나 비싼 그린피로 입장객 수가 줄어드는 일은 저 먼나라 이웃나라의 이야기가 되길 소망한다. 그게 골퍼들에게 골프를 통한 '웰빙'의 삶을 되돌려 주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