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비리, 꼼짝마!

20여개 시민단체 '공개련' 결성
부조리 백서 발간…감시 나서

#사례1. 한국감정원의 임원 A씨와 B씨는 2005년 10월 브라질 국제평가기준위원회에 참석한다며 13일간 출장을 떠났다. 그러나 이들은 브라질 도착 후 아르헨티나를 오가며 관광을 즐겼고 출장계획서에 없던 프랑스까지 다녀온 뒤 귀국했다. 두 사람은 출장계획서에 없는 관광용 항공운임까지 청구해 1600만원의 출장비를 받았다. #사례2. 한국수출보험공사 직원 C씨는 강남 주점에서 친구와 술을 마시고 33만원을 결제한 뒤 '수출보험지원제 육성발전업무협의' 명목으로 지출서를 허위로 작성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와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등 2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23일 '공기업개혁시민연합(공개련)' 출범식을 열었다. 공개련은 출범식과 함께 감사원 발표,언론보도 등을 종합해 공기업 비리 사례를 종합한 '국민을 놀라게 한 공기업 부조리 백서'를 발표했다.

공개련이 발표한 백서에 따르면 공기업의 비리는 혈세낭비,인사문제 등 다양하다. 무엇보다 가장 많은 사례는 혈세를 낭비하는 경영효율성 저해 사례들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직원들은 2004년 이후 20회에 걸쳐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 2008년 출장을 다녀온 한 직원은 2006년도에 작성된 귀국보고서를 한 글자도 틀리지 않게 그대로 베꼈다. 또 국민연금공단의 일부 직원은 주말에 사무실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수차례 식비와 노래방비를 지불한 데다 개인적으로 필요한 양말과 와이셔츠,신발을 구입하기도 했다.

한국공항공사의 감사 D씨는 재직기간인 2005년부터 3년간 감사실 법인카드를 이용해 고향인 대구의 지인 자녀들의 결혼식에 화환을 보내는 등 총 147차례에 걸쳐 개인용도로 1770만원을 사용했다.

공개련은 "신도 부러워한다는 직장 공기업 개혁을 다시 시작해야 하며 공개련은 이를 위해 실태파악 및 고발ㆍ고소 등 다각적인 사업들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