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분기 실적발표] 통신부문 5000억…반도체 2400억 흑자 '체면' 지켜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실적을 견인했던 액정표시장치(LCD)와 통신 부문의 영업이익이 각각 62%와 35% 감소했다. TV와 백색가전을 포함한 디지털 부문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적자 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던 반도체가 2400억원 흑자를 기록하며 업계에서 유일하게 수익을 내는 데 성공했다는 점은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삼성의 이익관리 능력이 시장의 예상을 압도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휴대폰이 영업이익 버팀목

휴대폰을 포함한 통신 부문은 전 분기에 비해 영업이익(본사 기준)이 줄었지만 삼성전자 내 4대 총괄 중에서는 가장 높은 500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통신 부문의 가장 큰 성과는 시장점유율을 높였다는 점이다. 3분기 휴대폰 판매량이 2분기보다 13% 늘어난 5180만대를 기록,분기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5000만대를 넘어섰다. 노키아 LG전자 등 경쟁 업체들의 3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2분기에 미치지 못했다. 회사 관계자는 "터치스크린폰과 스마트폰 등 전략 제품들의 판매가 늘어난 덕에 업계 평균보다 나은 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치킨게임' 승리 굳혔다


반도체 부문은 가격 하락이란 악재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늘리는 공격 경영으로 '치킨 게임'(어느 한쪽도 양보하지 않고 극단으로 치닫는 게임)의 승자 자리를 지켰다. 매출은 전 분기보다 4% 늘어난 4조7800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전 분기(2700억원)와 엇비슷한 2400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영업이익 확대에는 실패했지만 멀티칩패키지(MCP),모비낸드 등 차별화된 제품들이 버팀목 역할을 해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LCD,영업이익률 한자릿수로 떨어져
2분기 1조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삼성전자 4개 사업부문 가운데 최고의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 자리매김했던 LCD 부문은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3분기 LCD 부문의 영업이익은 3800억원에 그쳤다. 두 자릿수였던 영업이익률도 7.9%까지 떨어졌다. 공급 과잉으로 인해 LCD 패널 단가가 급락한 탓이다.

회사 관계자는 "LCD 업계 전반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나마 삼성전자는 TV용 패널 분야에서 안정적인 수요처를 다수 확보하고 있는 덕에 업계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말했다.

◆디지털 미디어,점유율 상승


TV와 가전제품 등이 포함된 디지털미디어 부문은 TV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는 등 하위 업체들과의 격차를 벌리는 데 성공했지만 흑자 달성에는 실패했다. 디지털미디어 부문은 생산이 대부분 해외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글로벌 연결 기준으로 실적의 좋고 나쁨을 판가름한다. 삼성전자의 디지털미디어 부문의 연결 기준 매출은 10조7700억원으로 전 분기 10조3300억원보다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500억원 적자를 기록해 1400억원 흑자를 낸 2분기에 비해 실적이 악화됐다.

송형석/민지혜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