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음반 만들어 볼까 … 가수 앨범에 내 목소리 삽입


누리꾼 아이디 'boygood100'은 요즘 인터넷에서 가수 뺨치는 노래 실력으로 뜨고 있다. 그는 추성훈의 '하나의 사랑'을 원곡 앨범 수준의 UCC(사용자제작콘텐츠)로 제작해 음악사이트 엠넷닷컴에 올렸다. 원곡과 동일한 소규모 오케스트라 반주에 추성훈의 목소리 대신 자신의 목소리를 싣고 동영상도 곁들였다. 보컬과 연주를 분리할 수 있는 이른바 'CP3서비스' 덕분이다. 일반인들도 한 두 가지 악기로 연주한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던 것과는 달리 정규 앨범 수준의 연주를 체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른바 '음악 컨버전스(융합)'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전의 인터넷 음악은 뮤직비디오 벨소리 통화음 등으로 단순히 다른 서비스에 연결되는 수준에 머물렀지만 이제는 사용자 취향에 따라 기존 서비스를 변형해 이용할 수 있게 됐다. CP3 서비스와 음악에 게임을 접목한 뮤직 리듬 게임이 대표적이다. CP3는 음악솔루션 업체 인코랩이 개발해 지난 7월부터 엠넷닷컴을 통해 상용화한 맞춤형 노래 서비스다. MP3파일에선 음악을 감상할 수만 있으나 쌍방향 서비스가 가능한 것이 특징.예를 들어 이효리의 'U-Go Girl'에서 이효리의 목소리를 제거한 반주에 맞춰 노래를 입력할 수 있으며 이효리와 듀엣곡으로도 만들 수 있다. 엠넷닷컴 관계자는 "지난 7월 말부터 곡당 500원의 유료 서비스를 시작해 28일 현재 7000여명이 CP3서비스를 적용한 UCC를 올려놨다"면서 "이동통신서비스나 IPTV,노래방 등에도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으며 해외 수출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음악파일을 게임에 접목한 서비스는 클럽데이,클럽오디션 등 10여개 사이트에서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게임을 하면서 최신곡을 즐길 수 있으며 게임 속 아바타가 음악에 맞춰 춤도 출 수 있는 게 특징.클럽데이는 음악 동영상 UCC와 케이블채널 음악 방송 프로그램을 게임 속에 삽입하는 서비스도 개시했다. 다음 달에는 뮤직페스티벌 초청 티켓을 제공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장기적으로는 가수의 신곡도 게임을 통해 발표할 계획이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같은 음악서비스와 만화 게임 영상 등과 관련한 차세대 융합형 콘텐츠를 육성하기 위해 2012년까지 65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