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 손실' 중소기업 2개社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본안소송 앞두고 결과 주목

중소 수출기업들에 큰 손실을 초래했던 환헤지 상품 '키코(KIKOㆍKnock－in Knock－out)'에 대해 피해 기업 두 곳이 처음으로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는 중소기업중앙회 등이 피해 중소기업들을 모아 내주 초에 제기하기로 한 본안 소송의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키코 계약의 효력을 정지시켜달라는 신청으로 키코계약에 대한 법원의 1차적 판단이 내려지게 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28일 서울중앙지법과 법무법인 로고스 등에 따르면 문구류를 판매하는 A사와 LCD패널 제조업체인 B사는 "본안 소송 판결 확정시까지 각 키코통화옵션 계약의 효력을 정지하라"며 SC제일은행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A사 등은 가처분 신청서에서 "해당 은행과 맺은 키코 통화옵션 계약으로 정작 환차손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영역에서는 환위험에 노출되고 오히려 이 계약을 맺음으로써 종래 전혀 위험이 없었던 환율급등이라는 새로운 위험에 노출됐다"며 "이 계약에 가입한 의도와는 전혀 다르므로 신의성실 원칙에 위반돼 무효"라고 주장했다.

또 A사 등은 "은행은 키코 통화옵션과 같이 복잡하고 난해한 장외파생상품에 대해 전혀 문외한인 기업들을 상대로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장래 위험에 대한 아무런 경고도 없이 키코옵션계약을 체결하게 했다"며 "본안 확정 판결 시까지 계약의 효력을 정지하고 정지 기간 중 신용등급 조종 등으로 계약이행을 강제하는 절차를 진행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키코는 환율이 일정한 기준 범위 안에서 움직일 경우 환차손을 보상받지만 그 이상으로 환율이 올라가거나 내려가면 손실을 입는 구조로 설계된 환헤지 상품이다. 지난 8월 오토바이 수출기업인 S&T모터스는 처음으로 은행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낸 바 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