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대 황금주파수 후발사업자에 재분배

기회잡은 KTF·LG텔 '지각변동'예고

정부가 800~900메가헤르츠(㎒)의 우량 주파수를 재배치하기로 함에 따라 이동통신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내년 중 제4 이동통신 사업자의 등장도 가능해졌다. SK텔레콤이 독점한 황금주파수 '800㎒대역'의 일부를 환수해 재배치하라고 요구해 온 KTF와 LG텔레콤 등 후발 사업자들은 황금주파수를 배정받을 수 있게 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주파수 재배치를 통해 경쟁을 촉진시켜 통신비 인하를 유도하고 투자도 활성화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도다.

◆황금주파수 잡기 경쟁 점화

이통사들이 가장 관심을 보이는 것은 SK텔레콤이 독점하고 있는 800㎒와 FM방송 등 공공 용도로 쓰이는 900㎒다. 이들 주파수대역은 내년에 사업자에 할당된다. 2011년 지상파방송의 디지털 전환으로 여유가 생기는 700㎒는 2010년에 할당될 예정이어서 효율성이 높은 저주파수 대역을 기반으로 한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방통위는 800㎒ 대역 중 2세대 가입자 감소로 인해 남게 되는 20㎒의 주파수를 회수해 KTF와 LG텔레콤 등 후발 사업자나 신규 통신사업자에 할당키로 했다. 800㎒ 대역은 KTF와 LG텔레콤이 2세대 이동통신 주파수로 쓰고 있는 1.8기가헤르츠(㎓)대역에 비해 주파수 효율성이 뛰어나 망 투자비 등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어 황금주파수로 불린다. 이 때문에 KTF 등 후발 사업자들은 800㎒ 대역 할당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SK텔레콤은 800㎒ 대역에서 현재 50㎒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 중 30㎒는 기존 SK텔레콤의 2세대 가입자를 위해 남겨두고 나머지 20㎒를 반납하게 된다.

그러나 이통사들은 이들 우량 주파수대역이 3세대뿐 아니라 4세대 용도로 활용 가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천억원의 할당 대가를 부담하면서까지 2세대나 3세대로 용도가 제한될 경우 활용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내년 와이브로 신규 사업자 선정방통위는 와이브로 주파수 대역인 2.3㎓ 대역 중에서 SK브로드밴드(옛 하나로텔레콤)가 반납한 27㎒도 신규 사업자에게 배분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와이브로전담반을 꾸려 사업자 선정을 위한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다. 방통위는 또 2.1㎓ 대역 중 현재 쓰지 않고 있는 40㎒를 기존 또는 신규 사업자에 할당하기로 했다.

차양신 방통위 전파기획관은 "기존 이동통신사뿐만 아니라 새로운 제4 이동통신 사업자에도 우량 주파수를 분배할 수 있다"며 "내년에 할당 대상 주파수의 구체적인 용도를 정해 사업자에게 할당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