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 금리·환율·실물 등 기초자산 다양

지역·재료별 분산효과 탁월…위험성 낮추고 기대수익은 높여

파생결합증권(DLS)은 주가,금리(이자율),환율,신용,실물 등 다양한 기초자산의 성과에 따라 원금과 수익이 결정되는 장외파생상품이다. 물론 부동산이나 금,원유,구리,철강,곡물 등 각종 실물상품을 추종하는 세계적인 지수들도 기초자산의 대상이 된다. DLS(Derivatives Linked Securities)는 원래 넓은 의미로 주가연계증권(ELS)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그러나 대개 주가 및 주가지수만을 기반으로 하는 ELS를 제외한 나머지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는 파생증권을 가리키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기본 구조는 ELS와 동일하며 펀드로 따지면 자산운용사들이 설정하는 실물펀드와 흡사하다.

좁은 의미의 DLS는 2005년 3월 이후 국내 시장에서 발행이 가능해졌고 그동안 주로 국내 증권사들이 외국계 증권사나 투자은행으로부터 만들어진 상품을 들여와 일반 투자자나 법인에 판매해왔다. 무보증 회사채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원금 및 수익은 사전에 발행증권사가 결정해 조건에 따라 명시한다.

미래에셋증권이 지난 3월 발행한 만기 1년짜리 원금보장형 원자재 DLS를 예로 들어보자.이 상품은 콩 최근월 선물,밀 최근월 선물,런던 금가격지수를 동일한 비율로 편입한 후 3월7일에 설정된 기초가격을 기준으로 네 번의 중간평가일(만기평가일 포함)에 바스켓가치를 측정하고 가치상승분 산술평균치의 70%(참여율)를 수익으로 결정하는 식이다. 올 상반기 중국 인도 등 이머징 국가에서 식품 및 사료용으로 콩과 밀의 수요가 급증했고 국제 원유가격까지 올라 농산물이 바이오에너지 원료로서 한창 주목받고 있을 때다. 물론 달러화 약세로 국제 금 가격도 치솟았다.

우리투자증권이 지난 7월에 공모한 DLS는 대한전선이 2007년 발행한 국외 전환사채에 대한 신용위험을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다. 만기인 내년 말까지 파산이나 지급 불이행,채무 재조정 등의 사태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투자자들은 연 7.7%의 이자를 석 달마다 나눠 받을 수 있다. 단,신용사건이 발생하면 원금손실이 날 수 있다.

무엇보다 DLS의 최대 장점은 주가 외에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어 '분산효과'가 뛰어나다는 것.특히 여러 자산을 바스켓(한 묶음)으로 짤 경우 더욱 그렇다. 한국 일본 중국 유럽 등 지역별로도 분산이 가능하고 농산물 금속 에너지 신용도 등 다양한 기초자산에 투자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즉,상관관계가 적은 여러 자산에 투자함으로써 단일 자산에 투자할 때보다 위험성은 낮추고 기대 수익은 더 높일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최근에는 글로벌 주식시장이 동반 하락했고 농산물 원자재 가격 등도 모두 약세를 보여 가뜩이나 아직 국내에서 보편화되지 않은 DLS 판매가 더 줄었다. 상품설계도 쉽지 않아 미래에셋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을 제외하면 발행하는 곳도 많지 않다.

이만열 미래에셋증권 장외파생운용본부장은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가 안정화되고 국내에서도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 기초자산의 범위가 기존의 주식 환율 실물 등에서 물 대체에너지 날씨 사회현상 등과 같이 계량화가 가능한 자산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며 "수익구조와 투자기간,시장상황,투자자들의 요구에 따라 탄력적인 상품구성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DLS는 수익구조가 비교적 복잡하고 비슷한 기초자산을 대상으로 해도 발행사마다 구조가 다를 수 있어 꼼꼼히 살펴보라고 조언하다. 원금 보장 여부는 물론 환매절차, 중도환매시 원금손실 가능성 등이 주요 체크 포인트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