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도 기준금리 0.3%로 인하 … 7년7개월만에

경기침체 우려 0.2%P내려

세계 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지난달 27일 금리를 인하한 데 이어 일본도 정책금리를 내렸다. 일본은행은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현행 연 0.5%인 정책금리를 0.3%로 0.2%포인트 낮추기로 결정했다. 일본은행이 금리를 내린 것은 2001년 3월 이후 7년7개월 만이다. 이날 회의에서 정책위원들은 금리 인하에 대해 4명이 찬성하고,4명은 반대하는 등 팽팽하게 맞섰다. 그러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가 찬성 쪽에 표를 던져 금리 인하가 결정됐다.

시라카와 총재는 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서에서 "미국과 유럽의 금융 불안이 악화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며 "금융위기에 따른 실물경제 충격으로 일본 경제도 앞으로 수분기 동안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또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출기업의 수익 둔화가 예상된다"며 "최근 소비자물가가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성명서는 "전 세계 중앙은행이 공조해 정책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을 단행하고 있지만 금융시장 불안은 여전하다"며 "일본은행도 현 시점에서 금융 불안을 진정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 6개국 중앙은행이 동시에 정책금리를 인하할 때까지만 해도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한때 주가가 26년 만에 7000엔 선을 밑돌고,엔화 가치는 13년 만에 달러당 90엔대까지 오르는 등 금융시장 불안이 가중되자 금리 인하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행은 이날 경기전망도 대폭 하향 수정해 올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2%에서 0%대 전반으로,내년 전망치는 종전 1.5%에서 0%대 후반으로 각각 낮췄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