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초점] 美 대선 후 국내 증시는?

미국 44대 대통령 선거의 막이 올랐다.

대선 전 마지막으로 치뤄진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오바마 후보가 공화당 매케인 후보와의 격차를 더욱 늘려 오바마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는 분위기다.이번 대선은 다른 여느 때보다 증권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듯하다.

미국발 금융위기와 실물경제 침체 여파로 근 10년만에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는 증시가 회생의 발판을 또 하나 마련할 수 있을지 기대되고 있다.

일단 미국 증시의 향후 흐름은 좋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부시 대통령의 레임덕으로 미뤄졌던 각종 정책들이 본격적으로 실행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도 대선 직후 증시는 대체로 긍정적인 흐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NH투자증권은 "언론의 지지율 변화를 고려하면 이번 미국 대선에서는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다"며 "과거 미국 정권교체시 11월 주식시장은 평균 2.5% 상승했다"고 밝혔다.

경기침체기에 정권이 바뀌게 되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심리를 형성해 주식시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미국 증시가 시나리오대로 상승해 준다면 분명 한국 증시에도 나쁘지 않은 소식이다. 이 때문에 풍력, 태양광, 하이브리드카 등 오바마 수혜주로 지목된 종목이 벌써부터 시장에서 들썩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호재에도 불구하고 전체 국내 증시의 추가 반등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결국 추세적인 반등은 외부 증시 개선에 기댈 것이 아닌 내부 체력과 경제회복이 관건이 아닐까 생각된다.

하나대투증권은 "오바마 당선시 보호무역 통상정책 강화로 한미 FTA 비준 동의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며 한국의 대미 수출 악영향이 심화될 수 있다"며 "전반적으로 국내 기업들에게 비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지적했다.경기 측면의 우려가 여전하다는 점도 악재인데, 삼성증권은 이날 "정부의 부양대책과 외환시장 안정, 외국인 매도규모 축소 등으로 추가 반등에 힘이 실릴 것이나 실물경기 하강이 예상보다 빨라 다시 조정국면에 들어설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