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한푼이라도…인터넷전화가 뜬다


'PMP로 전화를 건다?'지난 10일 KT와 레인콤이 내놓은 '아이리버 웨이브폰'은 기존 PMP들이 갖지 않은 한 가지 기능을 더 담아 눈길을 끈다. 휴대폰처럼 외부(무선랜 접속이 가능한 곳)에서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SMS)를 사용할 수 있게 한 것.흔히 동영상이나 음악을 즐기는 기기로 알려진 PMP가 휴대폰과 같은 전화기로 진화할 수 있던 것은 인터넷전화(VoIP) 기능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인터넷망으로 통화를 연결해 주는 인터넷전화는 기존 집전화에 비해 요금이 20~30% 싸 가계 통신비 부담을 낮춰줄 첨병으로 꼽힌다.


'기본료 60%이상 저렴' 가계 통신비 절감 기회인터넷전화는 2003년 기업을 대상으로 처음 출시됐고 지난해 6월에는 개인 고객 대상 서비스가 나오면서 일반인에 알려졌다. 초고속인터넷망을 이용해 음성이나 문자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라 기존 전용 전화(휴대폰,집전화)에 비해 요금이 싸다.

게다가 지난달 31일부터는 스팸 전화로 오인받던 인터넷전화 번호(070-×××-××××) 대신 기존 집전화 번호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인터넷전화로 바꿀 수 있는 번호이동제가 도입됐다.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고도 통신비를 줄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인터넷전화는 기존 유선전화보다 기본료가 60% 이상,시외전화 요금은 80% 이상,휴대폰으로 거는 요금은 20% 이상 싸다. 국제전화 요금도 1분당 50원 수준으로 기존 대비 80% 이상 저렴하다.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KT,LG데이콤,SK브로드밴드,삼성네트웍스 등 11개 업체다. 인터넷전화 사업자에 전화나 인터넷으로 번호이동을 신청하면 4~5일 정도 이후부터 번호를 바꾸지 않고도 저렴한 인터넷전화 요금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된다.


요금은 070… 편리성은 번호이동… 안정성은 집전화…인터넷전화는 요금이 싼 만큼 몇 가지 단점도 있다. 정전시 통화를 할 수 없고 긴급구조 요청을 위해 이사할 때마다 새로운 주소를 사업자에게 반드시 등록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가족들에게 이 같은 단점을 미리 알려둬야 긴급상황시 혼란을 방지할 수 있다.

인터넷전화는 가입 방식에 따라 요금이 달라져 사전에 이를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070으로 인터넷전화에 가입하면 같은 통신사 가입자끼리 무료로 통화할 수 있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집 전화번호를 그대로 쓰면서 번호이동 형태로 인터넷전화에 가입하면 가입자끼리 통화할 때 일반 통화처럼 3분 38원의 요금을 내야 한다. 가족끼리 인터넷전화에 가입해 무료 통화 혜택을 받고 싶으면 집전화를 해지하고 070 인터넷전화에 새로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집전화 번호를 그대로 쓰고 싶을 때는 약간의 핸디캡을 안아야 하는 셈이다.


기간 약정 하면 공짜 인터넷전화기도 많아사업자 간 가입자 유치 경쟁이 불붙으면서 인터넷전화기가 대거 출시돼 소비자들의 선택 폭도 넓어졌다. 1년 약정 조건으로 가입하면 기존 집전화기를 인터넷전화기로 바꿔주는 모뎀(5만~7만원 상당)을 공짜로 받을 수 있다. 기존 전화기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약정 가입기간을 늘리면 새 인터넷전화기를 공짜로 받아 단말기도 바꿀 수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이달부터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 전화,하나TV를 묶은 통합 요금상품 '브로드&올'에 3년 약정으로 가입하는 고객에게 7만2000원짜리 인터넷 전화기를 무료로 주고 있다. 그동안 기업용 인터넷 전화 사업에 주력했던 삼성네트웍스도 연말까지 일반 가정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인터넷전화에 1년 이상 약정한 고객에게 13만5000원짜리 단말기를 무상 임대해 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KT는 최근 레인콤과 함께 인터넷전화 기능을 갖춘 20만원대 PMP를 내놓은 데 이어 이달 말께 20만원대 고급형 터치 스크린 액정을 갖춘 인터넷 전화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