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천식과 녹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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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왜 어린이 천식 환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을까?
그 이유는 주로 식습관과 주거 환경의 변화, 환경오염, 조기 공동생활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 등으로 짚어볼 수 있다. 특히 심각한 문제는 천식 유병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도 진단이나 치료를 받는 비율은 낮고, 특히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빨리 받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천식은 결코 가볍게 볼 병이 아니다. 이것을 무서운 병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바로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알레르기성 비염, 아토피성 피부염 등 전형적인 아토피성 질환을 불러온다. 천식을 앓은 소아는 처음에는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다가 나중에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발전하는 것이 보통이다.
소아의 경우에는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보다 상대적으로 더 쉽게 발병한다. 하지만 성인의 경우에는 남녀 차이가 없다. 특히 최근에는 소아 천식이 갈수록 급증하는 추세이므로 초기에 확실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평생 천식을 달고 고생할 수 있다. 당장의 고생이나 불편뿐 아니라 어느 정도 나이가 들고나면 합병증까지 얻게 된다. 따라서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아 및 유아의 자녀가 천식 기침증세를 보이면 증세를 발견하는 즉시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야 한다. 특히 천식은 발작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순식간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소아 천식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앞으로의 인생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부모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
필자가 일본 후쿠오카(福岡) 일본동양의학회 학술대회에서 『알레르기성 천식의 치료에 소청룡탕과 녹용을 써서 천식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에서, 천식은 사상체질 중 특히 태음인 체질에 많고 태음인 환자에 소청룡탕 및 녹용을 복용시켜 천식환자의 기침 천식 치료는 물론 전체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켰음을 보고하였다. 치료결과 기침 95.5%, 가래 90.5%, 천명 92.0%, 호흡곤란 82.75%의 각각의 치료효과를 보였고, 전반적으로 증상의 90.3%가 치료되어 높은 개선율을 나타내었다. 그러므로 기관지 천식 환자에게 소청룡탕과 녹용을 투여함으로써 폐와 기관지 기능을 호전시키고, 천식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유익한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심경훈 9세, 남자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태열이 있다가 5세 때에는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콧물, 코막힘이 많았고 급기야는 아홉 살, 초등학교 2학년이 되면서 감기로 기침이 심해지더니 천식발작으로 기침과 쌕쌕하는 천명음과 호흡곤란이 있었고, 1년이면 2~3차례 응급실 신세를 져야만 했다. 병원에서 먹는 약과 코와 입에 뿌리는 점비약으로 기침과 쌕쌕하는 증상이 며칠이면 없어졌으나 몇 달 후 환절기나 겨울이 되면 증상이 다시 악화되곤 하여 부모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저녁에 잘 때 끊이지 않는 기침 발작으로 엄마 아빠가 애처로워 견디기 어려웠다 하였다. 발육도 다른 아이들에 비해 약해 키가 작았다.
그래서 마황이 들어간 소청룡탕에 기관지를 강력히 보강시켜 주는 녹용을 첨가하여 한 달간 복용시켰다. 약복용중 기침이 현저하게 줄었고, 가래와 호흡곤란이 개선되었다. 그 후 기관지의 민감 반응에 대한 면역을 길러주기 위해서 3개월간 면역증강 약을 지속적으로 투약하여 6개월 만에 기침 천식 등 괴로운 증상의 소실로 복약을 중지하였다. 천식의 재발을 막기 위해 1년에 2~3차례 녹용 보약을 먹게 하여 천식을 예방하고 키를 크게 하는데 도움을 주었음은 물론이고, 3년이 지난 지금도 공부 잘 하고,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
(도움말 : 코알레르기 클리닉 강남영동한의원 경희대외래교수 한의학박사 김남선 원장)
장익경기자 ikj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