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대우조선 MOU' 막판 진통 … 실사결과 인수가격 반영 등 입장차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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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결 마감일 넘겨 … 산은 "12일 다시협상"
한화그룹이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지분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체결을 놓고 막판 줄다리기를 거듭하고 있다. 양측은 MOU 체결 마감일로 설정한 11일을 넘겨 12일 새벽 1시까지 계약서 문구 조정 등 협상을 진행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12일 오전부터 다시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실사결과를 최종 인수가격 산정 때 반영하는 조항 등을 놓고 한화 측에서 이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관계자는 "MOU체결이 하루 늦어져도 한화의 우선협상자 자격에는 문제가 없다"며 "합의가 도출되는 대로 계약을 맺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와 산은이 12일 MOU를 체결하면 한화는 세부 실사 등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본격 작업에 들어간다. 한화는 4주가량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 등 대우조선의 국내외 자회사에 대한 세부실사를 벌인 뒤 다음 달 중순께 산은과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한화가 입찰에서 제시한 인수금액은 6조5000억~6조7000억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고위 관계자는 "차입금을 최소화한다는 방침 아래 4조원가량을 내부에서 조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화,계약서 내용 수정 요구
MOU 체결이 지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한화 고위 관계자는 "우선협상자의 지위와 권한,실사결과의 가격 반영 등 산은이 준비한 계약서에서 불리한 조항이 발견돼 꼼꼼히 따지고 있다"며 "조만간 MOU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MOU를 맺으면 한화는 응찰금액의 5%인 3000억원가량을 이행보증금으로 산은에 내야 한다.
한화는 지난달 24일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뒤 차입금 최소화를 골자로 한 자금조달 방안을 마련해왔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지난 10일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긴급 소집,인수대금 조달 계획과 향후 인수절차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한화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차입금 최소화 원칙을 정했다"며 "인수금액의 60% 이상은 자체 자금으로 댈 것"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2조여원의 자금은 국민연금과 은행차입 등 재무적 투자자(FI)와 해외 전략적 투자자 등 외부에서 절반가량씩 끌어온다는 게 한화의 방침이다. 재무적 투자자 중에는 국민연금이 투자의사를 밝혀 협상을 진행 중이고,기존 전략적 투자자 이외에 해외 1~2곳 업체가 추가로 투자를 타진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조선경기악화 전망 등이 변수가 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승연 회장,"나도 희생하겠다"
향후 대우조선의 인수가격 조정 여부도 관심이다. 한화는 매각 주간사인 산은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인수가격의 최대 5%까지 낮출 수 있다는 서면 계약을 맺은 상태다. 세부 실사를 통해 우발채무나 잠재부실이 발생하면 한화 측이 제시한 인수가격보다 3000억원 정도 적은 6조2000여억원 안팎으로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5% 이상의 추가 가격인하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우조선의 망갈리아 조선소를 포함한 국내외 자회사 부실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 인수실무팀 관계자는 "망갈리아 조선소의 부실액 2000억원을 포함해 대우조선의 해외자회사 부실액만 최소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해외 자회사에 대한 현장 실사를 통해 추가 부실이 드러날 경우 산은과 별도의 가격조정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사장단 회의에서 "(필요할 경우) 나도 희생하겠다"며 차질없이 대우조선을 인수해 탄탄한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 인수자금 마련 과정에서 필요할 경우 추가적인 자산 매각도 검토할 수 있다는 메시지일 수도 있고,임직원들에게 인수작업이 깔끔하게 마무리될 때까지 최선을 다해달라는 독려일 수도 있다. 한화 관계자는 이와 관련,"대우조선 인수에 대한 결의를 다시 한 번 밝힌 것일 뿐"이라며 "계열사 매각에 대한 검토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못박았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한화그룹이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지분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체결을 놓고 막판 줄다리기를 거듭하고 있다. 양측은 MOU 체결 마감일로 설정한 11일을 넘겨 12일 새벽 1시까지 계약서 문구 조정 등 협상을 진행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12일 오전부터 다시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실사결과를 최종 인수가격 산정 때 반영하는 조항 등을 놓고 한화 측에서 이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관계자는 "MOU체결이 하루 늦어져도 한화의 우선협상자 자격에는 문제가 없다"며 "합의가 도출되는 대로 계약을 맺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와 산은이 12일 MOU를 체결하면 한화는 세부 실사 등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본격 작업에 들어간다. 한화는 4주가량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 등 대우조선의 국내외 자회사에 대한 세부실사를 벌인 뒤 다음 달 중순께 산은과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한화가 입찰에서 제시한 인수금액은 6조5000억~6조7000억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고위 관계자는 "차입금을 최소화한다는 방침 아래 4조원가량을 내부에서 조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화,계약서 내용 수정 요구
MOU 체결이 지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한화 고위 관계자는 "우선협상자의 지위와 권한,실사결과의 가격 반영 등 산은이 준비한 계약서에서 불리한 조항이 발견돼 꼼꼼히 따지고 있다"며 "조만간 MOU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MOU를 맺으면 한화는 응찰금액의 5%인 3000억원가량을 이행보증금으로 산은에 내야 한다.
한화는 지난달 24일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뒤 차입금 최소화를 골자로 한 자금조달 방안을 마련해왔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지난 10일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긴급 소집,인수대금 조달 계획과 향후 인수절차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한화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차입금 최소화 원칙을 정했다"며 "인수금액의 60% 이상은 자체 자금으로 댈 것"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2조여원의 자금은 국민연금과 은행차입 등 재무적 투자자(FI)와 해외 전략적 투자자 등 외부에서 절반가량씩 끌어온다는 게 한화의 방침이다. 재무적 투자자 중에는 국민연금이 투자의사를 밝혀 협상을 진행 중이고,기존 전략적 투자자 이외에 해외 1~2곳 업체가 추가로 투자를 타진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조선경기악화 전망 등이 변수가 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승연 회장,"나도 희생하겠다"
향후 대우조선의 인수가격 조정 여부도 관심이다. 한화는 매각 주간사인 산은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인수가격의 최대 5%까지 낮출 수 있다는 서면 계약을 맺은 상태다. 세부 실사를 통해 우발채무나 잠재부실이 발생하면 한화 측이 제시한 인수가격보다 3000억원 정도 적은 6조2000여억원 안팎으로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5% 이상의 추가 가격인하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우조선의 망갈리아 조선소를 포함한 국내외 자회사 부실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 인수실무팀 관계자는 "망갈리아 조선소의 부실액 2000억원을 포함해 대우조선의 해외자회사 부실액만 최소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해외 자회사에 대한 현장 실사를 통해 추가 부실이 드러날 경우 산은과 별도의 가격조정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사장단 회의에서 "(필요할 경우) 나도 희생하겠다"며 차질없이 대우조선을 인수해 탄탄한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 인수자금 마련 과정에서 필요할 경우 추가적인 자산 매각도 검토할 수 있다는 메시지일 수도 있고,임직원들에게 인수작업이 깔끔하게 마무리될 때까지 최선을 다해달라는 독려일 수도 있다. 한화 관계자는 이와 관련,"대우조선 인수에 대한 결의를 다시 한 번 밝힌 것일 뿐"이라며 "계열사 매각에 대한 검토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못박았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