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제약업계, 낙관론 VS 비관론

제약업계의 2009년 전망에 대해 낙관론과 비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실물경기 침체 속에서도 양호한 성장을 이루고 정부의 약가규제 영향도 최소화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있는 반면, 경기부진과 정부규제의 여파에 치열한 경쟁이 더해져 성장성이 둔화될 것이라는 비관론도 제기됐다.신영증권은 13일 제약업에 대해 매크로 상황악화에도 양호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며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이는 제약업체들이 경기변동에 둔감한 전문의약품의 비중이 늘고 있고, 지난해 대형 제네릭 시장에서 상위사들의 점유율이 상승해 실적 개선세가 예상되기 때문.

여기에 대형사를 중심으로 해외 수출액이 증가하고 있는데다 자체개발 의약품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는 해석이다.특히 제약사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 정부의 약가 규제가 2009년에는 최소화된다는 전망이다.

김현태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상위 제약사 중심의 국내 제약업 성장 스토리는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유한양행(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26만2000원)과 동아제약(매수, 11만원)을 업종내 최선호주로 추천했다.

그러나 경기부진과 정부규제의 여파가 다소 클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SK증권은 "제약산업이 내수 중심이고 경기영향을 덜 받는 구조이기는 하지만 이번 미국발 국내 경기부진이 워낙 깊을 것"이라며 "약가재평가, 분기별약가조사 등과 같은 제도로 약가인하도 지속될 것"이라며 2009년 의약품 생산액 성장률이 1~2%p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경쟁심화로 인한 제네릭 의약품의 영업이익률 저하, 원자재 가격상승, 환율요인 등도 제약업계의 리스크라는 지적이다.

하태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부진으로 인한 매출성장률 둔화, 원가율 악화, 판관비증가 등으로 영업이익률이 소폭씩 떨어질 전망"이라며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중립'을 제시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역시 국내 시장의 성장 둔화와 해외 비즈니스의 낮은 성과물을 감안해 제약업종에 대해 눈 높이를 낮춰야한다면서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또 주요 대형주들은 현재 주가에 안정성, 해외 진출 가능성 등이 이미 반영된 상태여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중소형주 중심의 투자가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업종 내 최선호주로는 대웅제약, 종근당, 일동제약을 추천.

무엇보다 제네릭시장의 경쟁심화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배기달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제네릭 시장의 절대 강자는 없는 상황이며 품목마다 선두업체가 바뀔 정도로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제네릭 시장이 확대되고 있긴 하지만 낮아진 약가와 치열한 경쟁으로 레드오션화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대두되고 있는 한미FTA 재협상과 관련해서도 국내 제약업체가 실질적으로 수혜를 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배 애널리스트는 "자국 오리지날 의약품의 특허를 강화하고 국내 업체의 손쉬운 제네릭 출시를 막고자하는 미국 정부의 의지가 한미 FTA 의약품 분야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면서 "한미 FTA의 재협상 논의는 국내 제약업종에 있어서는 잃을 것이 없는 게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