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풀어낸 사랑시 24편…'레몬트리' 눈길

만화로 풀어낸 사랑시 24편…'레몬트리' 눈길
이라크에 간 연구원 성진은 발신번호 표시제한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는다. 전화기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10여년 전 성수대교 붕괴사고로 목숨을 잃은 첫사랑 미란이다. 다시 만날 수 없는 첫사랑의 애달픈 부름은 시집 한권으로 맺어진 미란과 성진,미란을 짝사랑하면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영수의 대학시절로 이어진다.

《레몬트리》(문학세계애니북)는 독특한 만화다. 성진과 미란,영수 사이에 오가는 사랑의 감정과 전개를 시로 이어간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은 '너를 본 순간/ 물고기가 뛰고/ 장미가 피고/ 너를 본 순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너를 본 순간'(이승훈 <너를 본 순간> 중),'아름다운 사람/ 눈을 둘 곳이 없다// 바라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아니 바라볼 수도 없고// 그저 눈이 부시기만 한 사람'(나태주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시로 정리된다.

이 외에도 김용택의 <약이 없는 병>,정호승의 <모른다> 등 사랑시 24편이 담겨 있다. 이야기 구성은 시인 최치언씨가 맡았고 그림은 변기현씨가 담당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