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위기극복 진두지휘 이규성 前재경의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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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이론대신 感에 의존하는 상황, 이해되는 정부 실수는 용인해 줘야"
국민의 정부에서 초대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내며 환란 극복을 이끌었던 이규성 코람코 회장은 13일 "현재 위기상황은 계기(計器)비행이 아닌 시계(視計)비행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폭과 진행방향을 예측하기 힘들어지면서 정부가 이전에 나와 있는 경제이론보다는 스스로의 '감(感)'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어려움을 지적한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 회장은 "이해할 수 있는 (정부의) 실수는 용인해 줄 필요가 있다"며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팀에 대해 관대한 태도를 가질 것을 정치권에 주문했다.
◆비상 상황,경제팀에 힘 실어줘야
이 회장은 이날 국회에서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의 초청으로 가진 강연에서 "불안과 공포가 팽배해 있고 신뢰의 공백이 커 누가 뭐라고 하면 우루루 몰려가는 등 (경제에) 심리적 요인이 큰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시계비행을 해야 하므로 상당히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인데,또 조그만 실수를 하면 크러시(crush.피해)가 생긴다. (정책 당국자의) 오차 허용 한계도 극히 작다는 것으로 이것이 위기 상황의 본질"이라고 진단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잇달아 '이명박 대통령과 경제팀의 상황 대처가 안이하다'고 비판하자 이 회장은 "내일 비가 올지 안올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신속히 대응하다보면 실수도 있을 수 있는데 그것을 보완해주면 되지 일일이 책임지라고 하면 안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책임만 따지면) 나중에 사망진단서 쓸 생각만 하고,이래서 안 됐다는 보고서만 근사하게 쓰려 할 것"이라며 "이래서는 팔 걷어붙이고 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야당은) 진정한 충고를 하면서 일을 하다 실수하는 것은 어느 정도 용인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비오고 안개 낀 고속도로를 달리려면 와이퍼도 작동하고 브레이크도 밟고 가도록 해야 한다. 비상상태에 유연성 있게 대응하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제위기 상당히 오래갈 것이 회장은 또 외환위기 당시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번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가 상당히 오래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외환위기 당시 공적자금을 왕창 투입했지만 은행이 정상화되는 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렸다"면서 "미국은 공적자금을 (금융권에) 조금씩 집어넣고 있는데 이런 방식으로는 금융위기가 수습되지 않고 실물경제로 넘어가 상당히 오래 진행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그는 이 같은 전망을 바탕으로 △외환시장의 안정 △건설 및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 지원 △취약계층을 타깃으로 한 재정확대 △경상수지 흑자 유지 등 네 가지 원칙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금융회사 대출 물꼬 터야강연에서는 특히 '크레디트 크런치'(credit crunch.구조적 문제로 금융회사가 대출을 하지 않는 상황)의 문제점이 집중 부각됐다. 이 회장은 "외환위기 당시 은행의 경영상 문제로 기업에 대한 돈줄을 끊어 큰 문제가 됐다"며 "현재도 이런 문제가 일어나고 있지 않은지 민주당부터 나서서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강봉균 민주당 의원은 "신용경색은 야당이 '중소기업 대출 왜 안 되나'고 따지고 대통령이 이야기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공감하며 "은행의 자본확충이 필요하다. 국채를 10조원 정도 발행해 은행의 BIS비율이 떨어질 경우 정부가 책임지고 막아주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노경목/김인식 기자 autonomy@hankyung.com
○이규성 회장은=1990년 33대 재무부 장관을 끝으로 관료생활을 마친 후 대학에서 교편을 잡다 1998년 초대 재정경제부 장관에 취임해 IMF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역할을 담당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별다른 인연이 없었음에도 공동정부를 구성한 자민련의 천거로 이 회장을 기용해 '선비적 기풍에 출중한 능력을 갖춘 공무원'이라며 크게 아꼈다고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충남 논산(69),서울대,행정고시 12회.
국민의 정부에서 초대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내며 환란 극복을 이끌었던 이규성 코람코 회장은 13일 "현재 위기상황은 계기(計器)비행이 아닌 시계(視計)비행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폭과 진행방향을 예측하기 힘들어지면서 정부가 이전에 나와 있는 경제이론보다는 스스로의 '감(感)'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어려움을 지적한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 회장은 "이해할 수 있는 (정부의) 실수는 용인해 줄 필요가 있다"며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팀에 대해 관대한 태도를 가질 것을 정치권에 주문했다.
◆비상 상황,경제팀에 힘 실어줘야
이 회장은 이날 국회에서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의 초청으로 가진 강연에서 "불안과 공포가 팽배해 있고 신뢰의 공백이 커 누가 뭐라고 하면 우루루 몰려가는 등 (경제에) 심리적 요인이 큰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시계비행을 해야 하므로 상당히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인데,또 조그만 실수를 하면 크러시(crush.피해)가 생긴다. (정책 당국자의) 오차 허용 한계도 극히 작다는 것으로 이것이 위기 상황의 본질"이라고 진단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잇달아 '이명박 대통령과 경제팀의 상황 대처가 안이하다'고 비판하자 이 회장은 "내일 비가 올지 안올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신속히 대응하다보면 실수도 있을 수 있는데 그것을 보완해주면 되지 일일이 책임지라고 하면 안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책임만 따지면) 나중에 사망진단서 쓸 생각만 하고,이래서 안 됐다는 보고서만 근사하게 쓰려 할 것"이라며 "이래서는 팔 걷어붙이고 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야당은) 진정한 충고를 하면서 일을 하다 실수하는 것은 어느 정도 용인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비오고 안개 낀 고속도로를 달리려면 와이퍼도 작동하고 브레이크도 밟고 가도록 해야 한다. 비상상태에 유연성 있게 대응하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제위기 상당히 오래갈 것이 회장은 또 외환위기 당시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번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가 상당히 오래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외환위기 당시 공적자금을 왕창 투입했지만 은행이 정상화되는 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렸다"면서 "미국은 공적자금을 (금융권에) 조금씩 집어넣고 있는데 이런 방식으로는 금융위기가 수습되지 않고 실물경제로 넘어가 상당히 오래 진행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그는 이 같은 전망을 바탕으로 △외환시장의 안정 △건설 및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 지원 △취약계층을 타깃으로 한 재정확대 △경상수지 흑자 유지 등 네 가지 원칙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금융회사 대출 물꼬 터야강연에서는 특히 '크레디트 크런치'(credit crunch.구조적 문제로 금융회사가 대출을 하지 않는 상황)의 문제점이 집중 부각됐다. 이 회장은 "외환위기 당시 은행의 경영상 문제로 기업에 대한 돈줄을 끊어 큰 문제가 됐다"며 "현재도 이런 문제가 일어나고 있지 않은지 민주당부터 나서서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강봉균 민주당 의원은 "신용경색은 야당이 '중소기업 대출 왜 안 되나'고 따지고 대통령이 이야기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공감하며 "은행의 자본확충이 필요하다. 국채를 10조원 정도 발행해 은행의 BIS비율이 떨어질 경우 정부가 책임지고 막아주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노경목/김인식 기자 autonomy@hankyung.com
○이규성 회장은=1990년 33대 재무부 장관을 끝으로 관료생활을 마친 후 대학에서 교편을 잡다 1998년 초대 재정경제부 장관에 취임해 IMF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역할을 담당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별다른 인연이 없었음에도 공동정부를 구성한 자민련의 천거로 이 회장을 기용해 '선비적 기풍에 출중한 능력을 갖춘 공무원'이라며 크게 아꼈다고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충남 논산(69),서울대,행정고시 12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