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목적 장기 주택 보유자 '내년부터 종부세 안낸다'

주거 목적으로 한 채의 집을 장기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고가 주택이라 하더라도 내년부터 고율의 종합부동산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또 2006~2007년 세대별 합산 기준으로 종부세를 낸 가정에서는 개인별 기준에 비해 더낸 세금을 돌려받고 올해 말부터는 개인별로 종부세를 내거나 집값에 따라 종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13일 종부세에 대한 헌법소원ㆍ위헌법률 심판 사건 선고에서 종부세의 세대별 합산 규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세대별 합산 부과 규정은 혼인한 자 또는 가족과 함께 세대를 구성한 사람들이 독신자,사실혼 관계의 부부에 비해 불리하게 차별 취급당하므로 헌법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종부세 세대별 합산 규정은 이날부터 효력을 상실했으며 국세청은 세대별 합산 기준으로 종부세를 낸 16만세대에 5000억원가량을 환급해줄 계획이다. 헌재는 또 주거 목적의 1주택 장기 보유자에게 종부세를 부과하는 것에 대해서도 '헌법 불합치'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주거 목적으로 한 채의 주택만 장기 보유한 자나,주택 외 별다른 재산이나 수입이 없어 납세 능력이 낮은 경우에는 종부세 납세 의무에 예외를 두거나 감면해줘야 함에도 무차별적으로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과도하게 재산권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헌재는 당장 관련 규정을 없앨 경우 헌법상 공백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내년 12월31일을 시한으로 법 개정이 이뤄질 때까지는 현행 규정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헌재는 그러나 종부세의 세 부담이 과도하지 않고 이중과세나 미실현 이득 과세가 아니며 원본 잠식 문제도 위헌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평등권과 거주 이전의 자유,생존권을 침해하지 않고 자치 재정권도 훼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기획재정부는 14일 종부세 개정안 수정 방향 등 종부세 제도 개편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국세청도 세대별 합산 기준으로 이미 납부한 종부세의 환급 방안 등을 내놓을 예정이다.

디지털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