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탐구-부동산·미술품·회원권 시장] 골프회원권 팔아야 하나‥10억이상 '황제회원권'도 반토막

골프회원권을 계속 가지고 있어야 하나,손실을 감수하고 팔아야 하나를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불패 신화'를 이어오던 회원권 값이 최근 7개월가량 하락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건설사 증권사 금융사 등이 줄줄이 회원권을 팔아치우기 시작하면서 회원권 값은 대부분 2004년 말 수준으로 하락했다. 연초 대비 따지면 평균 23% 이상 떨어졌다. 국세청이 양도소득세와 상속ㆍ증여세를 매기는 기준으로 지난 8월1일 고시한 기준시가를 유지한 곳이 한 군데도 없다. 기준시가는 원래 실거래가의 90∼95% 수준을 반영하므로 실제 떨어진 가격은 훨씬 더 큰 셈이다.

소위 '황제 회원권'으로 불리던 10억원 이상 회원권들은 반토막이 났다. 남부CC는 16일 현재 11억3000만원으로 지난 6월 최고 시세인 21억5000만원에 비하면 절반 이하로 하락했다. 렉스필드는 5월 초 13억4500만원이었으나 6억7000만원이 됐고 이스트밸리CC는 16억2500만원에서 7억7000만원으로 급락했다. 가평베네스트는 지난 5월 19억3000만원으로 최고가를 경신했으나 불과 7개월 만에 11억4000만원으로 떨어졌고 화산CC도 12억8500만원에서 7억3000만원으로 추락했다.


법인 급매물 대부분 소진…매수세 형성출렁거리던 회원권 시장은 이달 들어 차츰 진정 국면을 보이면서 '바닥을 쳤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회원권 시장에서는 매물이 사라지고 매수세력이 많아지기 시작하면 시세가 반등할 조짐으로 본다. 그동안 가격 하락의 주된 원인이었던 법인들의 급매물이 대부분 소진된 점도 '바닥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 송용권 팀장은 "사려는 가격과 팔려는 가격 차이가 있지만 매수 세력이 꽤 형성되고 있다. 오를 것 같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반등이 예상된다. 연말 결산을 앞둔 기업들이 지금 팔면 손실이 되는 자산을 처분할 이유가 없다. 당분간 시세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도 힘들다…상당수는 회원권 구입 꺼려"

그러나 아직도 시장에 부정적인 심리가 훨씬 더 크다. 회원권 시장의 움직임도 이전과 다르다. 동아회원권거래소 한창국 부장은 "70%가량은 내년까지 경기가 회복되기 힘들다며 회원권 구입을 꺼리고 있다. 그동안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이 막히면 회원권 시장으로 돈이 흘러들어왔으나 최근에는 주식시장과 연동돼 움직이고 있다. 불투명한 시장 상황이 걷혀야 회원권 시장도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