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ㆍ의약품ㆍ통신 등 '경기 방어주' 두각

이달 들어 요동치는 증시에서 보험 의약품 통신 음식료 등 경기방어업종이 돋보이는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들 업종엔 상대적으로 덜 위협적이란 분석이 강세배경으로 꼽힌다.

16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보험업종지수는 이달 들어 13.9% 올라 유가증권시장 업종 중에서 사실상 최고를 기록했다. 의료정밀업종이 18.82%로 더 높지만 이는 이 업종 시가총액의 94%를 차지하는 삼성테크윈 개별 종목의 주가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보험에 이어 의약품(13.78%) 통신(7.57%) 음식료(6.65%) 등도 주목할 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보험에선 현대해상 코리안리 동부화재 등이 20% 넘게 올랐고 업종대표주인 삼성화재도 17.26% 뛰었다. 의약품은 일동제약과 일양약품이 35% 이상 급등했고,통신주 중에선 LG데이콤의 상승률(15.56%)이 돋보였다. 음식료에선 삼양식품 롯데삼강 기린 서울식품 하이트맥주 등이 강세를 나타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불황이 깊어져도 웬만해선 보험을 해약하거나 전화통화를 삼가지 않고,아프면 약을 사야 하고,먹는 것도 줄이기 어렵다"며 "이로 인해 이들 업종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견조할 것이란 분석이 주목받는다"고 설명했다.

시가총액 순위에서도 경기방어주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달 중 8.29% 상승하면서 시가총액 3위 자리를 굳히는 모양새다. 지난 5일 한전을 제치고 3위에 오른 뒤 8거래일째 버티고 있다. 역시 경기방어주로 꼽히는 KT&G도 이달 초 9위에서 13일엔 6위까지 상승했다. 지난 14일엔 7위로 내려왔지만 시가총액 12조원대를 지켜 5위와 6위를 차지한 신한지주(12조6784억원)와 현대중공업(12조4640억원)을 상대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기방어주의 선전과 달리 은행 전기전자 철강금속 운수장비 등은 약세다. 특히 은행업종 지수는 12.82% 빠져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이 지수는 지난 14일 147.64로 마감,2004년 6월23일(147.43)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