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정보업체들 네이버에 뿔났다

"프리미엄 회원제 앞세워 중개업소 빼가"…공정위에 제소

부동산114,스피드뱅크 등 부동산정보업체들의 모임인 한국부동산정보협회가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한국부동산정보협회는 18일 "네이버 등 대형 포털업체가 부동산 중개업소 가맹점(프랜차이즈) 사업에 직접 나서며 공정거래법에 위반되는 불공정 계약과 거래 행위를 일삼고 있다"며 제소 배경을 설명했다.

협회는 "네이버가 거대 포털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영업 대행사들을 내세워 사이트에 부동산 매물을 직접 등록시키는 '프리미엄 회원'이라는 회원제를 운영하면서 협회 회원사 소속 중개업소를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 관계자는 "네이버가 협회 회원사 소속 중개업소를 상대로 더 나은 조건과 서비스 시스템을 내세워 빼가고 있다"며 "영세한 부동산 정보업체들의 영업기반을 잠식하는 것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 남용을 금지한 공정거래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협회에 따르면 네이버는 현재 브랜드를 앞세워 부동산몰과 부동산리빙 등 2개의 영업 대행사를 두고 직접 중개업소를 모집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상당수 중개업소가 협회 소속 정보업체의 회원에서 탈퇴해 네이버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 네이버가 2006년 9월 이 사업을 시작한 이후 2년 만에 전체 시장의 40%(매출액 기준)를 점유하고 있다는 게 협회 측 설명이다.

협회 관계자는 "네이버의 독점으로 업소당 연간 40만~60만원 수준의 연회비 수입이 줄면서 주요 부동산 정보업체의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감소하고 있다"며 "콘텐츠 생산업체인 부동산 정보업체가 사라질 경우 관련산업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만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호진 기자 hj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