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내각 '3색 코드'로 간다

초당적 인물 & 클린턴 사단 & 블랙 파워
버락 오바마 차기 미국 정부의 내각 인선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초당적 인물을 마다하지 않고,빌 클린턴 전 행정부의 인물을 재기용하며,블랙 파워를 십분 활용하는 게 '오바마 드림내각'의 3색 코드다.

CNN은 오바마 당선인이 보건후생부 장관에 톰 대슐 전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를 내정했다고 19일 보도했다. 당선인의 제의를 수락한 대슐 전 원내대표는 백악관에 신설될 보건 관련 총책임자 자리까지 맡겠다며 당선인 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대슐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오바마를 도운 인물이다. 국방장관에는 로버트 게이츠 현 국방장관의 유임이 점쳐지고 있다. 공화당 정권의 게이츠를 유임시키는 것은 초당적인 거국내각을 구성하는 의미를 갖는다. 그는 오바마 차기 대통령이 집권 초기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전념할 있도록 업무 연속성을 갖고 이라크,아프가니스탄 문제를 책임지게 된다.

공화당 소속인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에너지장관 후보 물망에 올랐다. 오바마 당선인은 지난 18일 슈워제네거 주지사 주관으로 열린 '세계 기후 정상회의' 개막식에 영상메시지를 보냈다.

법무장관으로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 법무차관을 지냈던 에릭 홀더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명되면 첫 흑인 법무장관이 탄생하는 것이다. 대선후보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국무장관 후보로 급부상했다. 검증 과정을 통과할 경우 미 역사상 세 번째 여성 국무장관이 된다. '링컨식 포용정치'가 실현되는 셈이다. 국토안보부 장관에 재닛 나폴리타노 애리조나 주지사를 내정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CNN은 또 상무부 장관에 시카고에서 활동해온 여성 기업가이며,오바마 후보의 주요 정치자금 모금원 역할을 맡았던 페니 프리츠커가 내정됐다고 전했다. 경제위기를 수습할 재무장관 후보에는 티모시 가이스너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경합 중이다. 서머스 전 장관은 클린턴 행정부 시절에 재무장관을 지냈다. 오바마 당선인은 백악관에도 '클린턴 사단'을 깊숙이 포진시켰다.

클린턴 전 대통령 당시 백악관 정책보좌관을 역임한 램 이매뉴얼 하원의원을 비서실장에,클린턴 전 대통령 탄핵 때 변호를 맡았던 그레고리 크레이그를 법률고문에 앉혔다.

오바마 차기 정부는 홀더 외에 또 다른 흑인 유력 인사들도 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당선인의 최측근 중 한 명인 밸러리 재럿은 이미 백악관 선임고문에 기용됐다. 수전 라이스 전 국무부 차관보는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이나 유엔주재 대사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오바마 당선인의 정책에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미국진보센터(CAP)의 카산드라 버츠 부소장도 워싱턴에 입성할 가능성이 높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