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망했는데 CEO는 1억弗 챙기다니…

美금융위기 촉발시킨 금융.건설사 CEO '눈총'

미국 증시에선 지난 1년 새 무려 9조달러(약 1경3500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금융회사나 건설업체 경영자들은 거액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 금융사와 주택건설업체 등 금융위기와 관련된 120개 상장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지난 5년간 수입을 집계한 결과 15개사 CEO가 각각 1억달러(1500억원) 이상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 가운데 4명은 리먼브러더스 베어스턴스 등 파산했거나 주가가 90% 이상 폭락해 휴지 조각이 된 회사들의 CEO였다. 이들의 수입은 연봉과 보너스,주식매각 차익 등을 모두 합친 것이다.

1위는 지난 7월 자리에서 물러난 증권사 찰스 슈왑의 설립자 찰스 슈왑으로 지난 5년간 총 8억166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2위는 주택건설업체 NVR의 드와이트 슈와 회장으로 6억2632만달러를 챙겼다. 3위는 올초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인수된 모기지업체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의 안젤로 모질로 전 CEO로 4억7069만달러를 벌었다. 반면 이 회사의 주가는 정점에서 91%나 추락했다.

JP모건체이스에 인수된 투자은행 베어스턴스의 제임스 케인 전 CEO와 1500억달러 이상의 구제금융을 받은 미 최대 보험사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의 모리스 그린버그 전 회장도 각각 1억6324만달러와 1억3283만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