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한국의 경영대상-경영품질대상] 불황을 이기는 힘은 품질

한국철도공사ㆍ현대모비스 등 종합대상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확산되면서 기업들의 생존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품질,기술력,인재확보,마케팅 등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지 못한 기업은 살아남기 힘들게 됐다. 그동안 '100년 영속 기업'이 될 수 있는 지속성장의 비결이었던 요소들이 이제는 살아남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생존조건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기업 생존을 결정짓는 가장 으뜸되는 요건은 '품질'이다. 품질이 떨어지는 상품은 시장에서 가장 먼저 도태되기 십상이다. 불황이 지속되고 지갑이 얇아지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품질이 좋은 1~2개 기업의 제품만 구입할 가능성이 높다. 품질 경쟁에서 이겨야 기업의 명맥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KMAC(한국능률협회컨설팅)는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끊임없는 품질력 향상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들을 골라 '2008 경영품질대상'을 수여했다. 한국철도공사,현대모비스,한국철도시설공단,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동부화재해상보험이 종합대상을 받았다. 한국렌탈,한국관광공사,파브코는 품질경영부문 대상을 받았으며 아하엠텍,알루텍은 품질경영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경영품질 향상을 위해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한 정경원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 본부장에겐 최고경영자상이 주어졌다.

KMAC는 앞으로 경영품질대상의 심사기준을 더욱 정교하게 조정할 방침이다. 우수 사례를 전파하는데 기여하고,기업의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되도록 심사 결과 피드백 보고서도 작성하고 있다. 5년 연속 품질경영 종합대상을 받은 한국철도공사는 철도 서비스 품질을 지속적으로 체크하기 위해 철도 품질 지표인 SQI(Service Quality Index)를 만들었다. 정시운행률 향상,매표시간 단축 등 26개 핵심 서비스품질 지표를 품질경영에 활용하고 있다.

5년 연속 품질경영 종합대상을 수상한 현대모비스는 2006년부터 불량률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품질경영기법인 '6시그마'를 도입해 제조,애프터서비스(AS),사무 등 전 부문에서 실행하고 있다. 올해는 6시그마를 통한 개선 성과를 한눈에 알아보기 쉽도록 하기 위해 IT기술을 활용한 전산시스템도 마련했다.

현대모비스는 2010년부터 매년 100억원 이상의 원가절감 효과를 거두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우정사업본부는 올해 2월 경영품질력 향상을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6시그마를 통한 프로세스 혁신,경영품질 영향평가제,내 고객 알기 3단계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 올해 KMAC가 주관하는 경영품질대상을 수상한 기업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몇 가지 특징이 드러난다.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 품질혁신,성과지향적 활동체계 구축,전략적 인적자원 관리체계를 통한 핵심 인재 확보,지속적 프로세스 개선 등이 그것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서비스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올해 1월 경영품질 전담팀을 신설하고 2월엔 경영품질 종합계획을 마련하는 등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조직 체질을 바꿨다. 동부화재는 기존의 주먹구구식 업무방식과 관행에서 벗어나 IT인프라 투자 등을 통해 과학적인 영업활동을 뿌리내렸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토목,궤도,전기,통신 등 기능 중심으로 나뉘어져 있던 조직을 팀제 및 선진형 사업관리 중심의 매트리스 조직으로 바꿔 개별 프로젝트에 대한 직원들의 책임의식을 끌어올렸다. 파브코는 설비고장을 줄이고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14개로 나뉘어져 있던 웹사이트를 하나로 통합해 고객편의와 참여율을 높였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