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소리' 나던 자동차 이젠 '곡소리'
입력
수정
11월 내수판매 11~40%급감 …소형차까지 침체
르노삼성 감원·GM대우 감산 등 업계 비상경영
"자동차 딜러들이 자신의 인센티브를 포기하면서까지 출혈경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판매실적이라도 올리기 위해서죠.이렇게 하는데도 작년의 절반도 못팔고 있습니다. "작년 전국 판매랭킹 10위권에 들었던 A사 세일즈맨의 하소연이다. 그는 대당 200만원 안팎의 기본 할인에다 40만~50만원의 인센티브만큼 더 깎아주고 있는데도 고객 발길이 끊기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국내 자동차업계의 내수판매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금융위기가 실물경기로 전이되면서 소비자들이 구매를 확 줄이고 있어서다. 업체들은 감산과 함께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자동차 할부금융도 꽉 막혀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이달 들어 20일까지 총 2만937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전달 1~20일의 2만6861대보다 22.1%나 줄어들었다. GM대우오토앤테크놀로지 역시 지난달 1~20일엔 5352대를 팔았지만,이달엔 38.1% 줄어든 3311대를 팔았다.
덩치 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많아 더욱 고전하고 있는 쌍용자동차는 이달 들어 불과 1012대만을 판매했다. 판매대수가 전달 20일 동안의 1523대보다 33.6% 감소한 것이다. 신차가 많은 기아차(-16.6%)와 판촉을 대폭 강화한 르노삼성(-11.1%)만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특히 쏘나타 트랜스폼이 전달보다 38.4% 덜 팔리는 등 중형급 차량의 판매가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아반떼 포르테 등 인기를 끌던 준중형급 역시 30% 이상 판매가 뒷걸음했다. 차량 유지비가 적게 드는 덕분에 불황일 때 많이 팔리는 모닝도 침체를 피해가지 못했다. 이달 들어 4425대가 판매돼 전달 같은 기간보다 7.7%(341대) 덜 팔렸다. 문제는 이 같은 판매 감소가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할부금융 회사들이 자금 조달에 문제를 겪으면서 차량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내수 판매량이 계속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수·수출 모두 급브레이크
르노삼성은 매니저급 이상 관리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프랑스 르노그룹이 본사 차원에서 4000명의 감원 작업에 돌입하면서 전 세계 계열사에 자체적인 인력조정 검토를 지시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은 현재 7600명의 임직원을 두고 있으며,주로 차장급인 매니저 이상 인력은 800명에 달한다. 르노삼성은 이와 함께 일시적인 공장가동 중단 등 생산량을 줄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장기적인 자동차산업 불황에 대응하기 위해 검토하는 것"이라며 "다만 생산직 근로자는 희망퇴직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GM대우는 다음 달 22일부터 근무일 기준으로 8일간 부평과 군산,창원 등 모든 공장의 가동을 멈춘다. 내수는 물론 수출 재고가 갈수록 쌓이고 있어서다. 이 회사는 판매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내년 3월까지 일부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올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취소한 데 이어 내년엔 아예 신규 채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
쌍용차는 생산직 전환 배치를 실시키로 하고,이로 인해 발생하는 350여명의 잉여인력을 대상으로 유급 휴업에 나서기로 했다. 현대·기아차 역시 국내외 공장을 대상으로 감산 및 감원 등에 대한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조재길/김미희 기자 road@hankyung.com
르노삼성 감원·GM대우 감산 등 업계 비상경영
"자동차 딜러들이 자신의 인센티브를 포기하면서까지 출혈경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판매실적이라도 올리기 위해서죠.이렇게 하는데도 작년의 절반도 못팔고 있습니다. "작년 전국 판매랭킹 10위권에 들었던 A사 세일즈맨의 하소연이다. 그는 대당 200만원 안팎의 기본 할인에다 40만~50만원의 인센티브만큼 더 깎아주고 있는데도 고객 발길이 끊기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국내 자동차업계의 내수판매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금융위기가 실물경기로 전이되면서 소비자들이 구매를 확 줄이고 있어서다. 업체들은 감산과 함께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자동차 할부금융도 꽉 막혀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이달 들어 20일까지 총 2만937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전달 1~20일의 2만6861대보다 22.1%나 줄어들었다. GM대우오토앤테크놀로지 역시 지난달 1~20일엔 5352대를 팔았지만,이달엔 38.1% 줄어든 3311대를 팔았다.
덩치 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많아 더욱 고전하고 있는 쌍용자동차는 이달 들어 불과 1012대만을 판매했다. 판매대수가 전달 20일 동안의 1523대보다 33.6% 감소한 것이다. 신차가 많은 기아차(-16.6%)와 판촉을 대폭 강화한 르노삼성(-11.1%)만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특히 쏘나타 트랜스폼이 전달보다 38.4% 덜 팔리는 등 중형급 차량의 판매가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아반떼 포르테 등 인기를 끌던 준중형급 역시 30% 이상 판매가 뒷걸음했다. 차량 유지비가 적게 드는 덕분에 불황일 때 많이 팔리는 모닝도 침체를 피해가지 못했다. 이달 들어 4425대가 판매돼 전달 같은 기간보다 7.7%(341대) 덜 팔렸다. 문제는 이 같은 판매 감소가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할부금융 회사들이 자금 조달에 문제를 겪으면서 차량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내수 판매량이 계속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수·수출 모두 급브레이크
르노삼성은 매니저급 이상 관리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프랑스 르노그룹이 본사 차원에서 4000명의 감원 작업에 돌입하면서 전 세계 계열사에 자체적인 인력조정 검토를 지시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은 현재 7600명의 임직원을 두고 있으며,주로 차장급인 매니저 이상 인력은 800명에 달한다. 르노삼성은 이와 함께 일시적인 공장가동 중단 등 생산량을 줄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장기적인 자동차산업 불황에 대응하기 위해 검토하는 것"이라며 "다만 생산직 근로자는 희망퇴직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GM대우는 다음 달 22일부터 근무일 기준으로 8일간 부평과 군산,창원 등 모든 공장의 가동을 멈춘다. 내수는 물론 수출 재고가 갈수록 쌓이고 있어서다. 이 회사는 판매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내년 3월까지 일부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올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취소한 데 이어 내년엔 아예 신규 채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
쌍용차는 생산직 전환 배치를 실시키로 하고,이로 인해 발생하는 350여명의 잉여인력을 대상으로 유급 휴업에 나서기로 했다. 현대·기아차 역시 국내외 공장을 대상으로 감산 및 감원 등에 대한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조재길/김미희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