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글로벌 특공대' 모드로

DM본부 합치고 본부장급 일부교체
마케팅 조직.해외 네트워크 강화
글로벌 기업간 거래 사업에 힘 실릴듯

LG전자가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 경기침체를 이겨낸다는 전략을 확정했다. DM(디지털 미디어) 사업본부를 없애는 등 조직의 군살을 빼고 주요 사업본부장과 해외 지역본부장의 상당수를 교체,조직에 긴장과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에 사업성과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조직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후속 조직개편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며 "부사장급 이상의 본부장과 해외 법인장 대상 인사의 폭도 상당히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사업조직은 단순하게

DM사업본부를 DD(디지털 디스플레이) 사업본부로 통합하는 것이 이번 조직개편의 가장 큰 특징이다. 조직개편이 마무리되면 DD사업본부의 사업영역은 TV,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두 종류에서 홈시어터,광(光)스토리지 등으로 넓어지게 된다. DM사업본부는 2005년 DDM(디지털 디스플레이 미디어) 사업본부에서 독립한 뒤 4년 만에 다시 DD사업본부로 합병된다. 이 사업본부가 관할해 왔던 PC사업은 이미 지난 7월 휴대폰을 담당하는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사업본부로 넘어갔다. DM사업본부는 지난 3분기 전체 매출의 10% 수준인 1조104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은 3.3%였다.

회사 관계자는 "PC사업을 MC사업본부로 이관한 이후 DM사업본부를 없애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며 "매출의 크기와 성장세가 별도의 사업본부를 운영할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내부적인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미래 먹을거리에 전력 집중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담당하는 조직을 사업본부로 격상시킨 것은 이 분야의 매출을 높여 B2C(소비자 대상 거래) 시장의 위축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B2B사업은 이직 매출 규모가 크지 않아 성장성이 높고 경기에도 덜 민감해 조직을 확대하기로 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LG전자의 B2B 사업은 홈네트워크로 연결된 빌트인 가전제품과 인테리어 용품,주택관리 솔루션 등을 하나로 묶어 부동산 개발사업자에게 판매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최근에는 조명사업 등으로 사업 영역이 확대됐다. B2B 사업을 전담했던 DA(디지털 어플라이언스)사업본부 산하 솔루션 사업팀은 올해 약 2000억원 내외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LG전자는 시스템 에어컨 분야의 강자로 꼽히는 지멘스,빌딩제어 솔루션 전문기업인 하니웰 등과 기술제휴를 맺고 LG화학과 함께 인테리어 소품과 전자제품을 합한 융합 상품을 개발하는 등 B2B 사업 강화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외국인 법인장 추가 선발

전체 매출에서 신흥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을 높이는 것도 LG전자의 과제 중 하나다. 이 문제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해결할 계획이다. 현지 시장의 상황에 정통한 현지인을 해외 법인장에 앉히고 미개척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것이 LG전자의 구체적인 액션 플랜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지인 법인장을 가까운 시일 내에 추가 임명할 방침"이라며 "최근 현지인을 법인장으로 임명한 남아공 법인을 합해 우선적으로 3~4개 법인을 현지인이 관할하게 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송형석/김현예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