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폐암의 공포' 몰라도 너무 모른다

발병률 2위ㆍ사망률 1위 잘 안알려져

CT보험 혜택 등 조기 발견 지원을폐암은 위암에 이어 신규 발병률 2위,인구 10만명당 사망률은 1위인데도 여전히 일반인의 인식이 낮다는 지적이다.

대한폐암학회(회장 박찬일)는 최근 진행된 폐암퇴치캠페인을 통해 폐암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하며 저선량 흉부 CT(컴퓨터단층촬영)를 확대 실시하는 등 조기 검진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학회에 따르면 1999년 1만3204명이던 폐암 신규 발생 환자가 2005년에 1만6949명으로 6년 만에 약 28% 증가했다. 지난해 인구 10만명당 폐암 사망자 수는 29.1명으로 2000년 이후 8년 연속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이는 폐암의 낮은 생존율 때문인데 폐암의 5년 생존율(1999∼2005년)은 15%로 전체 암 생존율(50.3%)이나 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5대 암 생존률(54.4%)에 비해 큰 차이가 난다.

폐암은 다른 암에 비해 65세 이상에서 발생자 수가 두드러지게 늘어난다. 65세 이상 폐암 발생률은 남녀 평균 폐암 발생률과 비교할 경우 남성은 9배,여성은 8배나 된다. 또 다른 특징은 최근 들어 여성과 비흡연자의 폐암이 늘고 있다는 것.최근 폐암 발생 환자 3명 중 1명이 여성일 정도다. 하지만 실제 2007년도 여성의 암 사망 원인 1위는 폐암(15.2%),5위는 유방암(6.8%)인데도 학회가 20∼30대 여성 48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의 설문조사에서는 1위가 유방암(49.1%),4위가 폐암(5.0%)이라고 인식하고 있어 엄청난 차이를 보였다. 폐암은 국가의 지원을 받는 5대 암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조기 발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실제로 전체 폐암 환자 중 초기 발견율은 20% 정도에 지나지 않고 대부분 진단받을 당시 이미 3기 이상의 진행성 폐암이다. 이 때문에 한국의 폐암 5년 생존율은 15%로 일본의 25.6%(1997∼1999년)에 비해 현저히 낮다.

박찬일 서울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일본은 60%가량의 지방자치단체(현)가 무료 '저선량 CT 촬영 버스'를 운영해 폐암의 조기 검진에 앞장서고 있다"며 "저선량 CT는 폐암의 90% 이상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암을 진단한다면 수술과 항암요법으로 약 80%의 폐암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선량 CT의 비용이 8만∼12만원 선에 불과한 만큼 보험 혜택을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