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당은 계수조정 참여 … 캐스팅보트 노려

내년도 예산안의 여야 합의 처리를 주장하며 민주당과 함께 예산안 심사 참여를 거부했던 자유선진당이 3일 입장을 바꿨다.

류근찬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오늘 오후 회의부터 계수조정 심사에 참여하기로 했다"면서 "대내외 경제여건과 서민 생활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예산안 심사를 거부할 만큼 한가롭지 못하다는 평가 때문"이라고 말했다. 류 의장은 "헌법에 규정된 어제 처리시한을 놓친 데 대한 후회감으로 결심했다"며 "9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하는 게 목표다. 휴일도 쉬지 않고 회의를 한다면 불가능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자유선진당의 입장 변화는 제3당으로서 캐스팅보트를 쥐겠다는 의지표현으로 보인다. 예산안 심의에 참여함으로써 '단독 강행'이라는 한나라당의 부담을 덜어주면서 계수조정의 정상화를 기하는 동시에 회의장 밖을 맴돌고 있는 민주당을 코너로 모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당장 류 의장은 "민주당은 도그마에 빠져 있다"고 비판하며 "정부에 수정예산안 제출을 요구하는 것에 대한 입장은 민주당과 같지만 이것이 예산안 심사를 발목 잡을 이유는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