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를지켜라] (④ㆍ끝) '9988' 중소기업을 사렬라‥상생협력성과 '동상이몽'…대기업 "83점" vs 中企 "71점"

대기업들이 벌이고 있는 상생협력 프로그램에 대해 중소기업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고맙긴 하지만 실질적인 도움으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는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상생협력 프로그램이 얼마나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 점수로 매겨달라고 주문했다. 대기업은 100점 만점에 83.1점을 줬지만,중소기업은 71.6점을 매기는 데 그쳤다. 기술수준이 높고 매출이 큰 우량 중소기업일수록 상생협력 프로그램의 효과를 낮게 평가한다는 것이 협력센터 측 설명이다. 통계로만 보면 대ㆍ중소기업 상생협력은 예전보다 한층 긴밀해졌다. 10대 그룹이 상생협력에 지출한 예산은 2005년 8317억원에서 2006년 1조1247억원,2007년 1조7324억원 등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올해 지원액은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 2조1798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대기업들의 상생협력 예산이 중소기업들의 일시적 자금난 해소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대기업들의 올해 상생협력 예산 중 76.8%가 시설ㆍ운전자금 용도로 투입됐다. 지난해(67.4%)보다 9.4%포인트 높아졌다. 한 자동차 부품업체 사장은 "현금으로 납품대금을 결제하고 운전자금을 지원하는 형태의 지원은 유동성 위험을 잠깐 줄여줄 뿐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이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일방적으로 계약을 변경하거나 파기하는 관행을 없애야 생산적인 상생협력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휴대폰 부품 도금업체 사장은 "매년 납품가를 3~5%씩 깎아오다 올해는 갑작스럽게 7%를 내려달라고 통보받았다"며 "적자 납품인데도 거래가 끊길까봐 말을 못하고 있는데,대기업에선 '감당할 수 있으니까 가만히 있는 것'이라고 보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송형석/이관우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