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취업 더 힘들다는데… 뭐부터 준비하지?

기업들 영어말하기 평가 강화
영업직은 집단면접 신경써야


취업시장 '암흑의 해'가 마무리되고 있다. 연초 반짝 호조를 보였던 취업시장은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외 경제 상황이 매우 불안해지면서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취업포털 커리어의 도움을 받아 올해 취업시장의 특징을 살펴보고 내년도 취업 필승에 도움이 될 교훈을 살펴본다. ◆대기업 공채,예정대로 진행됐지만

주요 그룹들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어수선했던 하반기에도 상당수가 공채를 예정대로 진행했다. LG그룹은 대졸 신입사원 하반기 채용을 추가로 500명 늘려 2900명을 뽑았고 삼성그룹도 공채를 통해 4000여명을 채용했다. SK,금호아시아나,롯데,한화,동부 등도 하반기 공채를 진행했다. 하지만 올 한 해 500대 기업 전체 채용 인원은 연초 예상했던 3만여명보다는 다소 낮은 2만9000여명으로 집계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은 그나마 명목상 선방했지만 중소기업은 채용의 위축 정도가 심했다. 취업포털 커리어에 따르면 중소기업 채용이 집중된 10월과 11월 중기 평균 채용인원은 지난해(7.6명)보다 1.9명 감소한 5.7명으로 조사됐다. 무엇보다 11월 조사에서 채용 계획을 갖고 있던 중소기업의 57%가 현재 경제 상황으로 채용을 보류하거나 채용 규모를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실물 경기의 한파가 본격화되는 내년도 채용시장 전망이 극히 어둡다는 데 있다. 주요 대기업들은 올해 정부의 채용 정책에 동참해 예년보다 많은 규모의 공채를 진행한 상황이어서 내년에는 채용 규모를 줄일 확률이 높다. 여기에 채용 상황이 안 좋은 중견·중소기업은 채용문을 더욱 굳게 닫을 것으로 보인다.

◆좁아진 공기업 취업,내년에는 더 줄듯

공기업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취업문이 활짝 열리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 공무원의 경우 채용 일정은 변함이 없지만 부처 통폐합의 여파가 본격화되면서 2009년부터 신규 채용은 줄어들 전망이다. 구조조정 압박이 심한 공기업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에 신입사원을 뽑은 국민건강보험공단·교통안전공단·기술보증기금·대한석탄공사·대한주택공사·대한주택보증·한국공항공사·환경관리공단·한국지역난방공사·한국전기안전공사 10곳은 올해 채용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인천지하철공사·한국관광공사 등 세 곳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원을 뽑지 않을 전망이다.

◆채용 트렌드에서 눈여겨 볼 점은

올해 주요 기업들은 영어 말하기 능력 평가 기준을 강화했다. 영어 말하기와 관련,앞으로 토익(TOEIC) 말하기 시험이나 영어회화능력 테스트(오픽·OPIc) 등을 통해 영어 말하기의 평가 기준이 보다 객관적이고 엄격해질 전망이다. 삼성그룹은 올 상반기부터 기존 필기시험(TOEIC,TEPS,TOEFL)뿐 아니라 영어 말하기 등급을 응시 자격에 추가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실무 평가에서 토익 말하기와 쓰기 시험을 실시하며 CJ그룹도 4차 면접 후 OPIc을 치르고 있다. 또 경제 위기 상황에서 기업들이 실제로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고,전반적인 경제흐름을 간파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원을 원하는 만큼 경제이해력 검증시험인 테샛(TESAT)에 대한 준비 등을 하면 유리할 수 있다. 이 밖에 학벌이나 학점,외국어 점수보다는 희망 직무에 어느 정도 적합한 인재인가를 평가하는 데 무게를 두고 직군별로 면접 방식을 다르게 적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 이 분야의 준비도 필요하다. 한독약품은 영업 부문은 집단 토론과 프레젠테이션 테스트를,기타 부문은 심층 면접과 영어 테스트를 통해 인재를 선발한다.

불황기엔 영업직 채용이 그나마 상대적 강세를 보이는데 마케팅이나 영업직으로 취업을 희망한다면 토론 면접이나 프레젠테이션 면접에 각별히 신경 쓰는 것이 유리하다. 기술직이라면 전문성을 잘 드러낼 수 있는 기술 면접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