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저축] '재테크 기본은 역시…' 은행 저축 다시 인기끈다

은행의 저축상품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올초까지만 하더라도 주식시장이 괜찮아서 저축상품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 많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주식시장이 침체국면에 접어들자 '재테크의 기본은 역시 은행 저축'이라는 말이 다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저축상품 중에서도 요즘은 여유자금이 생겼을 때마다 자유롭게 입금할 수 있는 자유적립식예금이나 적금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금리는 예금에 못지 않으면서도 목돈을 한꺼번에 맡겨야 하는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자녀들과 함께 소액이라도 자유적립식예금에 가입해 두는 것이 자녀들에게 재테크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추천하고 있다.

◆고금리 자유적립식예금 각광우리은행이 지난달 3일 출시한 '투인원 적립식 정기예금'은 한 달 만인 지난 4일 기준으로 7만9000여명의 고객이 1조6000억원을 입금했다. 적립식상품에 단기간에 이처럼 많은 돈이 몰린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우리은행의 설명이다. 이 상품이 인기를 모은 이유는 적금처럼 자유롭게 추가 적립할 수 있으면서도 예금에 맞먹는 금리가 지급되기 때문이다.

이 상품의 이자율은 양도성예금증서(CD)와 금융채 유통수익률에 연동된다. 은행 측은 지난 5일 현재 최고금리가 연 7.19%라고 소개했다. 만기별 금리를 보면 △6개월 이상 1년 미만 연6.14% △1년 이상 2년 미만 연 6.94% △2년 이상 3년 미만 연 7.15% △3년 이상 연 7.19% 등이다. 또 금액에 따라 5000만원 이상이면 0.1%포인트,1억원 이상이면 0.2%포인트,3억원 이상이면 연0.3%포인트의 금리가 추가된다.

국민은행의 대표예금인 '국민수퍼정기예금'도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일 기준 예금액은 57조원으로 지난 6월 말 56조원에 비해 3조원 증가했다. 한 달에 6000억원씩 들어오고 있다는 얘기다. 이 상품은 10만원 이상 여윳돈이 생기면 언제든지 추가로 입금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또 금리는 1년 기준으로 최고 연 6.8%가 제공된다. 6개월짜리와 3개월짜리의 금리는 각각 연 6.6%와 연 5.7%다. ◆부가서비스도 만만찮아

은행들은 자유적립식 상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각종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자녀결혼 등의 사유로 예금기간 중 중도에 돈을 찾더라도 정상이자를 받을 수 있는 '부자되는 정기예금'을 내놨다. 자녀결혼 외 출산 유학 등의 사유로 돈을 찾더라도 정상이율을 받을 수 있다. 금리는 5일 현재 최고 연 6.4%이며 최저 가입금액은 100만원,최고 가입금액은 3000만원이다. 특히 장애인 국가유공자나 노년층(남자 60세이상,여자 55세 이상)이 가입하면 이자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기업은행의 'IBK월드통장'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적립식 상품이다. 가입 대상이 만 18세 이하 어린이와 청소년이다. 여유자금이 있을 때 언제든지 입금할 수 있으며 만기는 3년이다. 기본금리는 연 5.5%이지만 만 18세가 될 때까지 예치하면 1.1%포인트의 우대금리가 더해져 최고 연 6.6%의 금리가 주어진다. 이 상품에 들면 상해 식중독과 같이 학교생활 중 자녀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분류해 성장단계별로 보장하는 보험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자녀의 위치를 알려주는 서비스나 학업 진로 등 관심사항을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 사이트도 제공된다. 신한은행의 자유적립식 적금인 '희망에너지적금'은 에너지 절약의 중요성을 함께 나누는 금융상품이다. 고객이 이 상품에 가입할 때 에너지절약 실천 서약서를 작성하면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우대금리를 포함한 최고금리는 1년짜리가 연 5.8%,2년 연 6.05%,3년 연 6.3% 등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