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비즈모델에 주목하라"

데이비드 슈밋라인 MIT슬론경영대학원장
리스크관리 중요성 부각…차입투자 10년간 줄어들 것


금융위기로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비즈니스 스쿨(경영대학원)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금융위기를 막지 못한 책임의 일단이 수많은 월가 최고경영자(CEO)를 배출한 비즈니스 스쿨에도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비즈니스 스쿨 가운데 하나인 MIT슬론경영대학원의 데이비드 슈밋라인 원장(53)은 니혼게이자이신문(7일자)과의 인터뷰에서 "금융위기 원인이 된 금융파생 상품을 만드는 데 비즈니스 스쿨이 적지 않은 역할을 했으며,우리 학교를 포함해 많은 비즈니스 스쿨이 '이익'을 지나치게 중시하는 교육을 해왔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주주들은 자금을 빌려 더 많은 돈을 벌자고 금융회사를 압박했고,언론들도 이익률로만 평가해 기업과 비즈니스 스쿨도 이익에 집착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슈밋라인은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받고 와튼스쿨에서 교수직을 시작한 마케팅 전문가로,AT&T 등의 고문으로도 근무했다. 와튼스쿨에서 부학장으로 일하던 2007년 경쟁 대학인 슬론경영대학원장으로 스카우트돼 화제가 됐었다.

슈밋라인 원장은 이번 금융위기 원인으로 크게 네 가지를 꼽았다. 우선 주택가격이 전례없이 빠른 속도로 폭락했다는 점이다. 또 많은 금융사들이 적은 원금을 갖고 레버리지(차입) 기법을 활용해 거액을 벌려고 한 것도 부실의 배경이다. 여기에 신용경색으로 공포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자산매각에 가담,유동성 부족 현상이 생겼다. 마지막으론 일종의 부도대비 상품인 신용부도스와프(CDS) 상품으로 인해 리스크가 과도하게 확산된 것도 한 요인이다. 슈밋라인 원장은 과거의 성공 경험이 통하지 않는 불투명한 시대를 맞아 비즈니스 모델(BM)도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20년 전 세계 규모의 서플라이(공급) 체인이 탄생해 기업 비즈니스를 바꿨고,10년 전 전자상거래(EC)가 탄생해 변화를 가져온 것처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출현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 모델 중 하나로 '지속가능(Sustainability)' 경영을 거론했다. 인체에 좋고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는 소재를 사용해 적은 에너지로 제품을 생산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성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위기를 계기로 비즈니스 스쿨과 기업들도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리스크를 계산하는 모델이 전혀 작동되지 않는 까닭에 앞으로 깊이 있는 리스크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MIT는 레버리지,인간심리와 투자패턴의 상호작용 등에 대한 연구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각국 정부가 앞으로 레버리지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기업들도 향후 10년 정도는 레버리지 투자를 줄일 것으로 예측했다. 이 밖에 학생들 사이에서 월가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졌지만 월가에는 여전히 많은 기회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