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ㆍ조선ㆍ기계 등 중국관련주 힘낸다

中 잇단 경기 부양책 힘입어 연일 반등 주도
수급도 호전돼 기대 … "반등세 한계" 지적도

철강 조선 기계 등 중국 관련주가 중국 정부의 강도 높은 경기부양책 수혜 기대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 달 만에 코스피지수가 다시 1100선을 회복한 데는 이들 중국 관련주의 역할이 컸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평가다. 전문가들은 철강·조선·기계주의 오름세가 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하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 매수세 등이 가세해 코스피지수가 추가 상승하는 것이 가시화되면 이들 종목보다 상대적으로 부진한 정보기술(IT) 은행 건설 등의 '키맞추기'를 위한 순환매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란 희망적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 연일 강세


9일 코스피지수는 0.79포인트(0.07%) 오른 1105.84에 장을 마쳐 사흘째 상승세를 지속했다. 한때 프로그램 매물 부담으로 1092선까지 밀렸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에 힘입어 이틀 연속 1100대를 지켰다. 일등공신은 단연 중국 관련주들이 꼽힌다. 포스코가 3.81% 뛴 것을 비롯해 현대중공업 현대제철 두산인프라코어 등이 3% 넘게 오르며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50위 종목 중에서 3% 이상 상승한 것은 삼성카드(5.01%)를 빼곤 모두 중국 관련주들이었다.

이들 종목은 코스피지수가 지난달 5일 장중 고점(1217.82)을 찍은 뒤 한 달 만에 다시 1100선을 회복하는 동안에도 눈에 띄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달 5일 1만2250원에서 이날 1만5700원으로 28.16% 뛰었다. 한진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도 각각 20.93%와 17.62% 상승했고,한국철강 대한제강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도 8% 이상 올랐다. 업종 대표주인 포스코와 현대중공업도 5.83%와 3.43% 상승하는 강세를 보였다. ◆정책장세 수혜주로 부상

이 같은 상승세는 중국과 미국 등이 잇달아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쏟아내고 있는 데 따라 수혜가 집중될 것이란 기대에서다.

서정광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의 잇단 경기부양책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신뉴딜 정책'까지 맞물려 중국 관련주에 상승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현재 증시는 경기부양책 등 정부 정책이 핵심 변수인 정책장세"라며 "각국이 인프라 투자를 중심으로 경기 진작에 나서면서 실적 호전이 기대되는 중국 관련주가 탄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조 부장은 "지수가 지난달 초 1100대를 회복할 때는 글로벌 신용위기가 최고조에 달했기 때문에 에스원 유한양행 등 신용 위험이 작은 재무구조 우량주가 주도했지만 최근 반등은 경기부양책 수혜주가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4분기 실적 관심 커질 것

중국 관련주의 강세는 더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대신증권은 경기부양책 기대감과 외국인이 이틀 연속 매수세를 보이는 등 수급 상황이 호전되고 있어 중국 관련주가 지수 추가 상승의 선봉에 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 증권사는 다만 전 고점 위에선 이들 종목의 힘이 달릴 수 있는 만큼 각 업종의 대표주를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지수가 전 고점 돌파를 시도한다면 시장 대비 주가 상승률이 부진한 IT 자동차 건설 은행주 등의 키맞추기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오 파트장은 "다만 이달 중순부터는 시장의 관심이 4분기 실적으로 옮아갈 것"이라며 "이로 인해 증시 반등세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