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황사 정말 컸네 … 남쪽 복도만 138m

지금까지 정확한 규모가 알려지지 않은 경주 분황사가 남쪽 회랑너비만 138.4m에 이르는 거찰(巨刹)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신라 선덕여왕 3년(634년)에 창건된 분황사는 황룡사 못지 않게 크고 화려했던 것으로 전해지지만 현재 남아있는 것은 모전석탑뿐이다.국립 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지병묵)는 최근까지 분황사 진입도로와 주차장으로 사용되던 지역을 발굴한 결과 석탑에서 남쪽으로 30.65m 떨어진 지점에서 신라시대 분황사의 중문(中門)터와 남쪽 회랑터 등 대형건물터 4개동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또 황룡사에서 남북방향으로 길게 이어지는 석축배수로 1기도 확인됐다.

중문터는 전체 길이 12.63m로, 서까래를 받치기 위해 기둥위에 건너지르는 도리칸 3칸, 보칸2칸 규모다. 이에따라 가람의 핵심인석 탑과금당(金堂ㆍ중심법당), 중문이 모두 남북으로 일직선상에 있어 분황사는 전형적인 평지가람의 형식이었음을 알 수 있다는설명이다.

또 중문터 양쪽에 서는 동서방향으로 이어지는 남(南)회랑터가 확인됐다.남회랑은 보칸 2칸 규모의 이중 회랑을 갖춘 복랑(複廊)이며 중문서쪽의 서남회랑터 동서길이(너비)가 62.89m에 달했다. 따라서 분황사의 가람배치가 남북 중심선을 기준으로 좌우 대칭형일 경우 남회랑의 동서너비는 중문을 포함해 138.4m로 황룡사의 176m에 버금가는 대규모였을 것이라고 연구소측은 추정했다.1990년부터 분황사 일대를 발굴 중인 경주문화재연구소는 그동안 발굴조사에서 석탑 북쪽에 3개의 금당이 '품(品)'자형으로 배치된 일탑삼금당식(一塔三金堂式)으로 창건된 가람배치양식을 확인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