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매거진0100] '어느 애널리스트의 하루'

요즘처럼 장이 어려울 때 여러분들은 어떤 정보를 믿고 투자를 하시는지요?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을 참고하시는 분들이 가장 많으실텐데요. 이런 애널리스트들이 어떤 하루를 보내는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한 애널리스트의 하루를 김민수 기자가 함께했습니다. 겨울비가 내리는 월요일. 김경기 연구원이 회사에 도착한 시간은 채 7시가 안된 이른 아침이다. 서둘러 자리에 앉은 김 연구원. 아침부터 무척이나 분주한 모습이다. "보통 7시 반에 모닝미팅이라고 해서 그 날의 증시 상황을 점검하고 브로커들이랑 커뮤니케이션 하는 시간이 있거든요. 그 다음에 오늘 같은 경우는 리포트 완성한게 있어서 발표할 준비를 해야해서 조금 일찍 출근했다." 곧이어 이어진 전략회의. 김 연구원의 리포트 발표로 오늘 회의가 시작된다 "그 다음에 전년보다 공휴일이 3일 적습니다. 작년같은 겨울에는 선거가 있었는데 올해는 없습니다." "목표주가 하향조정해서 56만원으로 정하기로 했습니다. 이상입니다." 순서대로 발표가 끝나자 이제 치열한 토론이 이어진다. 회의가 끝나도 질문은 계속된다. 오전 9시. 월요일 장이 시작됐다. 오늘은 리포트를 발표한 날, 당연히 신경이 쓰인다. "리포트 내고나서 장이 시작하면 의견에 대해서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대해서 주의 깊게 본다.. 대부분 펀드매니저들이 보는 섹터가 유통 한가지가 아니기 ��문에 간과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때문에 주요기관한테 콜을 해서 어떤 의견을 냈고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코멘트를 해주는 작업이 후속적으로 이어진다." 잠시 한가한 시간. 요즘처럼 증시가 어려운 상황에서 힘든 점은 없냐고 물었다. 투자자들의 고민이 늘어갈수록 애널리스트의 고민도 더 깊어지는 것 같다. "사실 해외발 주가급락 사태를 보면서 심적으로 갈등이 많았다. 주가와 실적을 얘기할 대 같이 얘기해줘야 하는가? 심리가 이런 상황이니까 이런 부분을 반영하라고 얘기해줘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이 기업의 근본적이 움직임이 이런거니까 길게 보고 투자하라고 말하는게 맞는 것인가? 이 부분에 대해 미묘한 갈등을 겪었다. 그 부분에 대한 갈등은 모든 애널리스트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잠깐의 휴식은 빨리도 지나간다. 점심시간이 다가오면서 김경기 연구원의 눈과 손은 다시 빨라진다. 점심시간이 지나 다시 찾아간 사무실. 프린터 돌아가는 소리만이 지금 이 사무실에 사람들이 있다느 사실을 말해준다 애널리스트들은 하루종일 숙제에 시달린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펀드매니저들이 요구하는 자료를 숙제라고 한단다. 재미있는 말이다. "숙제는 보통 장중에 많이 나옵니다. 장중에 해결하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구요. 적어도 다음날 아침에 장 들어가기전까지 자료를 받아보기 원합니다." 특히 요즘처럼 기관투자가들이 내년을 준비하는 시즌에는 숙제가 늘어난다. "각 기관들이 이맘�� 쯤이면 내년도 투자계획을 세우거든요. 어떤 식으로 투자할 것인지 준비를 하는데요 거기에 관련됨 준비를 하는 과정중에 제가 맡고 있는 유통섹터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얘기를 듣고 싶어 하고." 장이 끝날 때 쯤이면 김경기 연구원은 잠시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손놀림은 더 빨라진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메신저가 수시로 날라오거든요. 이벤트나 이슈가 터질 경우 메신저가 동시에 뜨고 전화가 걸려오니까 전화받으면서 메신저 대답을 해줘야하는..." 장이 끝난 오후 4시. 이제 마케팅에 나설 시간이다. 펀드매니저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전화로 알려주는 일. '기관콜'이라고 한다. "저희가 제공할수 있는 정보가 어느 정도인지는 기관도 저희도 모른다. 열심히 자료를 찾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다보면 들어오는 정보의 영역이 갈수록 넓어지는 거니까. 그중에서 내가 차별화할 수 있는 것들, 남들이 빠르게 제공할 수 없는 것들은 좀 더 먼저 제공하는거죠." 오후 6시가 다 돼가는 시간. 김경기 연구원을 다시 만난 곳은 종로의 한 여행업체 앞. 이른바 '기업탐방'에 나선 것이다. 보다 확실한 투자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선 애널리스트들은 끊임없이 현장을 누빈다.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 직접 찾아가는 것만큼 확실한 건 없다. "기업체에서 항상 시간이 있는게 아니거든요. 주기적으로 데이터를 백업해야할 필요성이 있기 ��문에 일단 탐방일정을 잡아놓는다. 그 탐방일정에 기관이 같이 가�募鳴� 하는 경우도 있고. 기관이에서 어떤 변동사항이 있는데 현장이 소리를 들어보고 싶다 요청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덧 벌써 오후 8시. 다시 회사 앞으로 돌아왔다. 김경기 연구원, 오늘도 퇴근 시간을 기약하지 못한 채 다시 사무실로 향한다. 김민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