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2만 가구 집들이 … '입주폭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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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등 경기남부 물량 풍성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 신규 입주 아파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새로 집들이에 들어가는 아파트가 많으면 집값과 전셋값 하락세가 진정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입주물량만 놓고 봤을 때 서울은 올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어 시장 진정에 다소나마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경기도와 인천은 비슷한 수준이어서 큰 변수가 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입주 아파트는 판교신도시를 비롯해 용인시와 수원시 등 수도권 남부에 몰려있고 인천 송도국제도시와 영종하늘도시 등에도 많은 편이다.
부동산정보업체인 스피드뱅크는 2009년 입주 예정 아파트가 전국적으로 457개단지 22만2539가구(임대아파트 제외)로 조사됐다고 12일 밝혔다. 올해보다 5만여 가구 감소한 수치다. 입주 아파트 감소는 서울지역이 주도했다. 서울에서는 76개 단지 2만3347가구의 아파트가 내년에 집들이를 해 올해(4만9678가구)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특히 강남권 아파트 물량이 급감했다. 입주 물량으로 집계된 아파트가 4506가구로 2000년대 들어서 가장 적다. 내년 6월에 입주하는 서초구 반포주공2단지 재건축 아파트 반포래미안(2444가구)과 강동구 고덕동 아이파크(1142가구) 등이 눈에 띌 뿐이다. 올해는 송파구 잠실주공1ㆍ2단지 및 잠실시영,서초구 반포주공3단지,강남구 AID차관아파트 등을 재건축한 아파트를 포함해 모두 2만6170가구가 입주에 나섰다. 강북권에서는 은평뉴타운에서 내년 2월에 1212가구 입주를 한다. 내년 10월로 입주시기가 잡힌 성북구 종암동 래미안종암 2차(1161가구)와 구로구 온수동 힐스테이트(999가구)가 대단지로 꼽힌다.
수도권에서는 판교신도시가 단연 관심사다. 2006년 공급된 1만6208가구 가운데 40%에 육박하는 12개단지 6205가구가 내년 6월까지 입주를 하고 10월에는 6개 단지 2583가구가 예정됐다. 요즘처럼 주택 수요가 부족한 상황에서 한꺼번에 많은 아파트가 시장에 쏟아지면 집값과 전셋값 하락은 불가피한 것으로 예상된다. 스피드뱅크 김은경 팀장은 "서울 강남권의 입주 쇼크가 여전한 상황에서 판교신도시의 입주가 진행된다면 강남권 역시 타격을 받게 된다"며 "강남권의 입주 아파트 수가 적더라도 약세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기지역은 역전세난이 심화될 우려마저 점쳐진다. 광명시 의왕시 수원시 등에서 재건축 아파트의 사업이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용인시와 화성시 등 경기 남부권을 중심으로 퍼진 매물 적체현상이 더 심화될 수 있다. 서울 출퇴근이 비교적 용이한 광명시에서는 철산동 주공2단지와 3단지를 재건축한 3334가구가 12월 입주를 시작한다. 의왕시 역시 2540가구로 구성된 포일자이가 10월 입주를 예고했다.
인천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인 1만2330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재건축 단지 외에도 높은 인기 속에 청약을 마감한 소래논현지구 한화꿈에그린월드에코메트로(2920가구)와 송도신도시 영종하늘도시에서 대단지의 입주가 이뤄진다. 지방은 올해보다 3만2647가구가 감소한 11만511가구가 입주자를 맞는다.
김은경 팀장은 "입주물량이 작년보다 줄어들었지만 수요가 회복되지 않으면 가격이 반등하기 힘들다"며 "내년에 집을 사거나 전세를 얻을 사람들은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마음을 조금 느긋하게 먹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