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계 일류상품 개발만이 살길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실물경제가 급속히 침체(沈滯)국면으로 빠져들고 있지만 기업이 살고 국가경제가 살아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세계 일류상품을 많이 개발하는 것밖엔 없다는 생각이다. 얼마전 지식경제부는 세계시장 점유율 5위 이내인 현재의 세계일류상품과 앞으로 5년내 세계시장 5위 이내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은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으로 각각 19개, 37개를 새로 선정했다. 이로써 2001년 이 제도가 도입된 이래 현재의 일류상품은 388개, 차세대 일류상품은 207개가 됐다. 이들 모두 세계 시장점유율 1위 품목으로 만들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정부가 지금까지 일류상품으로 선정한 품목을 대상으로 조사해 봤더니 세계시장 1위 품목은 2002년 49개에서 2003년 59개,2004년 78개,2005년 86개,2006년 121개,2007년 127개 등으로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미래 수출동력이 지속되려면 시장점유율 1위 품목들이 더 많이 나와 줘야 한다. 현재 1위 품목들 중에는 중국 등 후발국이 언제 빼앗아 갈지 모를 것들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기업 경쟁력은 세계 일류상품을 얼마나 많이 만들어 내느냐에 달렸다. 현재 10개 이상의 일류상품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은 삼성전자(26개), 현대중공업(26개), LG전자(13개), LG화학(12개) 등 4개사에 불과하다. 이런 대기업들이 더 늘어야 한다. 또 세계 일류상품을 보유한 중소기업들도 독일, 일본처럼 많이 나와야 한다. 단적으로 독일의 경우 세계시장 점유율 50% 이상의 품목을 가진 중소기업이 무려 300개를 넘는다고 하지 않는가. 국가마다 세계경제 침체에 따른 타격의 정도가 차이나는 것도 결국 이런 기업경쟁력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기업으로서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수출품목 차별화와 고급화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를 멈춰선 안된다. 정부 역시 미래 수출동력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일류상품과 일류기업들이 보다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데 역량(力量)을 집중해야 한다. 정부가 최근 강조하는 부품소재산업 발전정책의 경우 중소기업 일류화에 초점을 맞추고, 문화 콘텐츠 농수산 환경 및 에너지 등으로 일류상품의 저변을 크게 넓히는 노력도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