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감동 적은 부담 … 연말 '알짜 공연' 봇물

불황으로 움츠러든 마음과 얇아진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알짜 공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클래식과 뮤지컬 등의 제작사들이 쉽고 재미있는 작품들을 5만원 이하에 선보인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국립오페라단,서울시뮤지컬단,정동극장 등 검증된 기관들이 제작한 공연이기 때문에 무대의 질도 평균 이상이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실내악 연주단체 '금호아트홀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와 '금호아시아나솔로이스츠'의 무대를 오는 18,26일 금호아트홀에서 선보인다. '금호아트홀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는 저명한 연주자들이 만든 단체.18일 공연에서는 브람스의 호른 트리오,피아노 4중주,현악6중주 등 좀처럼 한 무대에서 감상하기 힘든 브람스 실내악 전곡을 들려준다. 피아니스트 김대진과 오윤주,바이올리니스트 김민재와 백주영,비올리스트 김성은과 장중진 등이 호흡을 맞춘다.

젊은 연주자들로 구성된 실내악단 '금호아시아나솔로이스츠'는 26일 비발디의 '사계'와 피아졸라의 '사계'를 함께 선사한다. 하프시코드를 처음 선보이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무대와 바이올리니스트 신현수,베이시스트 성민제의 무대가 기대된다. 7000~3만원.(02)6303-7700

국립오페라단은 젊은층과 소통하려는 새로운 시도로 오는 25~30일 석관동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극장에서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을 공연한다. 이번 공연은 젊은 제작진과 함께하는 '찾아가는 오페라' 시리즈의 첫 무대로 최희정,표현진,진현 등 젊은 연출가 3명이 함께 맡는다. 지난해 연말에는 2000석 규모의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라보엠'을 공연해 최고가가 15만원이나 됐지만 이번 공연은 500석 규모로 줄여 최고가도 9만원으로 낮췄다. 출연진은 독일 비스바덴 국립극장 주역가수인 베이스 손혜수,독일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여성의 음역을 넘나드는 카운터테너 이동규 등으로 꾸려졌다. 1588-7890


가족 단위 관객을 겨냥해 관람료를 3만~5만원으로 낮춘 뮤지컬들도 많다. 서울시뮤지컬단은 '오즈의 마법사'를 17~2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올린다. 미국 작가 프랭크 바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1903년 뉴욕 브로드웨이 초연작으로 한국에서 라이선스 형식으로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다. 메인 테마곡 '오버 더 레인보우'를 라이브로 들을 수 있으며,46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오디션에서 토토 역으로 선발된 강아지의 연기도 기대된다. (02)399-1772

넌버벌퍼포먼스 '난타'로 유명한 PMC프로덕션은 뮤지컬 '호두까기 인형'을 내년 1월18일까지 서울교육문화회관 대극장에 올린다. 발레에는 없는 '마음요정'이라는 캐릭터를 추가해 어린이 관객과 거리를 좁히고자 했다. (02)738-8289정동극장은 송년 가족 무용극으로 '성냥팔이 소녀의 꿈'을 31일까지 올린다. 성냥팔이 소녀가 크리스마스 때 양부모를 만나 가족이라는 최고의 선물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안데르센 원작의 친숙한 동화에 발레,한국무용,현대무용,탭댄스 등 다양한 장르의 춤과 마술기법,애니메이션 영상까지 곁들였다. 2만5000~3만원.(02)751-1931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