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긴급 점검] 채권시장 : 금리 인하ㆍ한은 RP매입 '약발'

금리인하에 이어 한국은행의 RP(환매조건부증권) 매입을 통한 금융업체 유동성 지원으로 은행채와 우량 회사채 등의 수익률이 연일 하락(채권값 상승)하고 있다. 채권시장에 돈이 돌기 시작하면서 이들 신용채권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15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만기 회사채(AA-) 수익률은 0.15%포인트 내린 8.32%에 마감, 사흘째 하락했다. 은행채도 6.34%로 0.36% 포인트 내렸다.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0.02%포인트 오른 3.97%를 기록, 국고채와 회사채 간 수익률 차이는 지난 주말 4.52%포인트에서 4.35%포인트로 축소돼 지난 1일(4.21%포인트)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이번 주 RP 매입을 통해 총 6조500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키로 하고 이 중 채권시장 안정펀드에 출자한 금융업체에 2조5000억원을 공급한 것이 은행채 등에 대한 매수를 불러일으켜 채권시장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채권팀장은 "채권안정펀드가 본격 운용될 것이라는 기대로 주요 편입 대상인 은행채와 우량 회사채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고채는 지난주 파격적인 기준금리 인하로 큰 재료가 사라진 데다 내년 초 발행 물량이 부담이 되는 반면 은행채나 우량 회사채는 국고채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상 이점이 있는 데다 채권안정펀드의 수급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 팀장은 "외환시장 불안 같은 돌발변수만 없다면 10조원의 채안펀드 자금이 순차적으로 집행될 내년 2월 말~3월 초까지는 국고채와 회사채 스프레드가 3.00%포인트대로 축소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신용등급이 낮은 BBB급 회사채까지 훈풍이 미치기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많다. 윤 팀장은 "기업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일단락 된 후에나 회사채의 전반적인 수익률 하락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