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위 "멋모르고 후려칠땐 392야드 날려…男대회 계속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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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위 "멋모르고 후려칠땐 392야드 날려…男대회 계속 도전""2003년에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후려쳤죠.이제는 그때와 전혀 다른 선수가 되고 싶어요. "
조부(위상규 서울대 명예교수)상을 당해 2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미셸 위(19)가 1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위는 과거와는 달리 시종 미소를 잃지 않고 질문에 성실하게 답했으며 사소한 이야기에 농담까지 곁들이는 여유를 보여줬다. ―5년 전 나비스코챔피언십에 첫 등장했을 때 호쾌한 장타를 쳤으나 최근 거리가 많이 줄었더군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있는 힘을 다해 (볼을) 후려치던 시절이었지요. 손목을 다친 이후로 거리가 많이 줄었어요. 아직 예전 거리를 회복하지는 못했지만 거리보다는 정확도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컨트롤 샷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평균 270야드 정도 보냅니다. "
―가장 멀리 친 기록은."하와이 코올리나골프장에서 연습할 때 392야드를 날린 적이 있어요. "(아버지 병욱씨가 "당시 뒷바람이 많이 불었다"고 하자 위는 "뒷바람이 거의 없었다"고 반박해 웃음을 자아냈다. )
―내년 목표는 무엇인지요.
"20개 대회 정도 출전해 여러 차례 우승을 하는 것입니다. 특히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도 1~2개 여자대회에 나가는 것을 추진 중입니다. "―바닥까지 추락하면서 얻은 교훈은.
"골프가 내 인생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골프가 사라지니까 '나는 누구인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손목을 다친 이후로 많이 성숙해졌고 골프를 바라보는 생각도 달라진 것 같아요. "
―퀄리파잉스쿨 때 코스 공략을 전략적으로 하던데."퀄리파잉스쿨은 일단 통과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플레이했지요. 캐디와 상의한 뒤 머리를 팍 박고 레이업을 자주 했어요. 정말 답답하고 재미없는 게임이었습니다. "
―내년 LPGA투어에 쟁쟁한 신인들이 많아요.
"신인 오리엔테이션에서 보니 대단한 선수들이 많더군요. 신지애도 처음 만났는데 사람이 너무 좋아 보였어요. 양희영과도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었고요. "
―성(性) 대결은 계속할 것인지.
"골프를 시작한 이유 중 하나가 남자들과 대결하는 것입니다. 그 목표는 바뀌지 않았어요. "(병욱씨는 "내년에는 LPGA투어에 전념할 생각이다. 당장 남자대회에 나간다는 것이 아니다. 내년에 아예 안 나갈 수도 있다. 체력적인 부담이 있기 때문에 힘을 키우고 실력을 기른 다음에 나갈 것"이라고 거들었다. )
―자신을 한국인이라고 생각하는지,미국인이라고 생각하는지.
"'코리안 아메리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사람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워요. 한국문화도 사랑하고요. 한국도 미국도 둘 다 좋습니다. "
―골프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1등 선수가 되는 것입니다.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많이 하고 싶어요. 마스터스에 출전하겠다는 목표도 변함이 없어요. 정말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