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대출 갚기위해 예·적금 깨도 정상이자 받는다

17개 은행, 내달말까지 2조 넘을 듯

17개 국내 은행들이 18일부터 중소기업을 위한 특별 예대상계를 실시한다. 중소기업이 예금해놓은 돈을 아무런 페널티 없이 해지해 빚을 갚도록 함으로써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다. 이번 예대상계는 기업이 신청할 경우 모두 받아주기로 해 상계 규모가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16일 금융감독원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17개 은행(수출입은행,외은지점 제외)은 오는 18일부터 다음 달 30일까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특별 예대상계를 시행한다. 중소기업이 거래은행에 예대상계를 신청할 경우 은행은 상계대상 예ㆍ적금이 중도해지되더라도 페널티 금리가 아닌 정상 금리(경과기간별 약정이율)를 지급한다.

또 중도 상환하는 대출금에 대해서도 중도상환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이렇게 되면 기업은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예ㆍ적금과 상대적으로 높은 대출금을 상계해 금융비용을 아낄 수 있다.

은행 관계자는 "예금을 담보로 대출받아도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 1%포인트 안팎의 차이가 나고,그 외의 경우에는 금리차가 3%포인트가량 난다"며 "특별 예대상계 조치로 중소기업은 금융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말 자금사정이 어려운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조치"라며 "기업이 신청할 경우 은행들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모두 받아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원활한 예대상계를 돕기 위해 상계로 인한 중기대출 감소액은 중기대출 실적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특별 예대상계 목표는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정하게 된다. 이와 관련,기업은행은 최근 16~18일 사흘 동안 총 2000억원 한도 안에서 예대상계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12일부터 21일까지 '특별 예대상계'를 실시해 1700억원 규모를 상계했다. 각 은행별로 2000억원가량의 예대상계를 실시할 경우 전체 상계 규모는 2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예대상계는 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에도 일부 도움을 줄 전망이다. 예금담보 대출은 위험가중 자산으로 계산되지 않지만 펀드담보 대출 등의 경우에는 대출을 갚으면 위험가중 자산이 감소한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