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만으론 경제 못살려"…오바마, 대규모 경기부양 시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6일 오전 아니 덩컨 시카고 교육감을 차기 교육부 장관에 지명한 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수단이 소진됐다"고 말했다. FRB가 이날 오후 기준금리를 연 0~0.25%로 낮추기 전 시카고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였다.

그는 "대통령이나 대통령 당선자가 FRB의 금리정책에 언급하지 않는 관례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전제한 뒤 "금리를 내려 경기침체를 극복하는 통상적인 방법이 더이상 먹혀들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경기부양책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기자회견 후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지명자와 로렌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지명자 등 경제팀과 만났다. 당선인은 내년 1월20일 취임일에 맞춰 경기부양책을 내놓는다는 구상이다. 한편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미국의 정부 채무 급증을 지적하며 국가신용등급이 하향 조정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는 이날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에 대한 의견서에서 "경제 펀더멘털과 정치적 안정성,장기적인 경제전망을 볼 때 기존 신용등급 Aaa는 안정적(stable)"이라며 "정부 채무가 계속 늘어날 경우 신용등급 하향조정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