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중소기업인과 '깜짝 한잔'


예정없이 中企중앙회 송년회 참석
"다들 힘내" 구호로 소주 건배

이명박 대통령이 17일 저녁 마포의 한 식당에서 중소기업인들과 소주잔을 기울였다. 중소기업중앙회 임원들이 이날 경기도 고양시 장애인 봉사활동을 마치고 가진 송년회 자리에 예정 없이 방문,반주를 겸해 저녁식사를 함께하며 최근 경제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인들을 격려한 것.이 대통령의 이날 '깜짝 방문'에는 교통통제나 경찰 경호도 없었으며,청와대에서도 김인종 경호처장과 김은혜 부대변인,임재현 제1부속실 선임행정관 등만 대동할 정도로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먼저 인사말을 통해 "우리 중앙회의 46년 송년회 역사에서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비공식적으로 청와대 밖 식당에서 저녁을 먹는 것은 저도 오늘이 처음이다. 호텔에서 열렸다면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 냈다. 이어 "올해 고생들 많이 하셨는데 내년에 조금 더 고생을 해야 하니 용기를 갖고 힘내시라고 위로차 왔다"며 "어려운 것은 시한이 있으니 용기를 잃지 마시라"고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오늘 미국 시애틀의 한 교포할머니로부터 선물을 받았다"며 "내가 지난번 가락시장 방문 때 박부자 할머니에게 목도리를 드렸다는 뉴스를 보고 '이제 목도리가 없을 테니 직접 뜨개질을 해서 보낸다'며 푸른색 목도리를 소포로 보냈다"고 소개했다. 이날 만찬에서 이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중소기업 구호인 '9988(국내 기업 수의 99%,고용의 88%를 중소기업과 자영업이 차지하고 있다는 뜻)'과 '내 힘들다'를 거꾸로 표현한 '다들 힘내'를 외치며 건배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