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우조선" 잠 못이루는 김승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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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이 최근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고 있다. 29일로 예정된 대우조선 인수 본계약을 앞두고 자금조달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는 데다 세부실사마저 진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우조선의 해외 자회사인 루마니아 망갈리아조선소의 부실이 최근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화 안팎에서는 대우조선 인수를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막막해진 자금조달
한화는 은행들이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당초 예정했던 만큼의 대출에 난색을 표하면서 자금 조달 작업이 어그러지고 있다.
한화는 당초 인수자금으로 8조~8조5000억원대의 조달계획을 세웠다. 전체 인수자금 중 은행 차입금이 20~30%,재무투자(FI) 25%,내부 조달이 50~60%였다. 하지만 최근 외환은행 하나은행 농협 등 대출의사를 밝혀온 금융권이 신용경색을 이유로 자금지원 규모를 당초 예정보다 줄인다는 방침을 한화에 통보했다. 대출이율도 연 10% 이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조달이 막막해진 것이다.
한화는 자금조달 계획을 전면 수정하고 있다. 인수자금 중 50~60%를 내부자금으로 충당하려는 계획도 보유자산 가격이 하락해 차질이 생겼다. 중동에서 새로운 자금 조달을 위한 협상도 벌이고 있지만,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한화는 일부 계열사 매각까지 검토했다. 지방 점포를 포함한 갤러리아백화점,소공동 사옥,프라자호텔,장교동 빌딩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최근 실물경기 침체로 인해 제 가격을 주고 살 원매자를 찾기도 쉽지 않은 상태다.◆가시화되는 자회사 부실
대우조선의 자회사 부실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대우조선이 1997년 인수한 루마니아 망갈리아조선소는 2004년 반짝 흑자를 기록한 이후 4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2년간 2000억원대의 적자를 냈으며 이미 자본 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대우조선은 이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총 5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수혈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자회사의 잠재 부실이 모기업인 대우조선의 자금 부담으로 돌아온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망갈리아조선소에 1500억원의 자금을 긴급 지원했다. 현지 임직원의 체불임금 지급과 시설투자 자금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내년에는 3000억~4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추가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망갈리아조선소가 선박 건조 기한을 지키지 못해 발주처에 물어야 하는 선박인도 지체 위약금 규모가 대폭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피해액을 줄이기 위해 망갈리아조선소가 수주했으나 아직 건조 작업을 시작하지 않은 선박 6~7척을 아예 경남 거제에 있는 옥포조선소로 옮겨 만드는 방안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여기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통화파생상품인 키코(KIKO)로 인한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평가손실은 3000억~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모기업과 해외 자회사의 동반 부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본계약전 대우조선 실사 사실상 무산
설상가상으로 한화는 대우조선 노조의 실력행사로 아직까지 잠재부실 파악 등을 위한 실사조차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한화가 산업은행과 체결하기로 한 매각 본계약 시한이 오는 29일로 다가오고 있지만 본계약 전 예정됐던 정밀실사가 현실적으로 어렵게 됐다. 당초 한화는 옥포조선소를 포함한 회사 전체에 대한 실사를 마친 뒤 가격조정을 거쳐 본계약을 체결하기로 했었지만, 이미 물리적으로 본계약 전 실사는 물건너 갔다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결국 이번 대우조선 매각에서 본계약 체결 후 가격조정을 위해 실사를 하는 ‘선(先)실사 후(後)본계약’ 방식으로 진행될 공산이 크다. 대우조선 노조는 현재 매도자인 산은을 매개로 한화에 요구사항에 대한 교섭을 추진하고 있으나 한화 측의 무반응으로 거의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한화.산은 “네 탓” 공방
한화는 산업은행과의 협상을 통해 인수가격을 최대한 낮춘다는 방침이다. 불투명한 조선경기와 대우조선의 내부 잠재부실 등을 들어 3%에 불과한 가격조정 폭을 대폭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
또 한화 내부에서는 ‘산업은행 역할론’을 새롭게 제기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충분한 자금조달에 실패할 경우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새로운 투자자로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대우조선 노조의 반발로 한 달이 되도록 실사를 진행하지 못하자 산은은 한화의 소극적인 자세를 질타하고 나섰고 한화는 산은이 매각 주체로서 제 역할을 못한 것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29일 본계약을 체결한다 해도 내년 3월말 잔금납부를 둘러싸고 산은은 일정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3000억원가량의 보증금을 챙기고 우선협상대상은 무효화한다는 강경한 입장리가. 반면 한화는 대외적인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앞으로 양자의 갈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화 관계자는 “자산 매각이 잘 진행되지 않고 자금조달이 안되기 때문에 산은이 융통성을 발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화 대우조선 포기하나
이처럼 한화의 대우조선 실사가 늦어지고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게 되자 한화 내부에서도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노조의 실력행사로 실사가 지연되는 데다 조선업황 악화,기업가치 하락 등으로 인해 6조원 이상을 투입해 무리하게 대우조선을 인수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는 얘기다. 그룹 내부의 우량기업을 헐값에 팔고 대우조선을 비싼 값에 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갑자기 악화된 시장상황 때문에 동국제강이 최근 수백억원의 이행보증금을 포기하면서 쌍용건설 인수를 접은 사례를 의미심장하게 봐야 할 필요가 있다”며 “한화도 결국 인수 여부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하지만 한화는 절대 대우조선 인수 포기는 없다는 입장이다. 한화 관계자는 “인수대금 중 2조원가량을 재무적 투자자(FI)와 은행 대출로 조달키로 했지만 금융시장 경색으로 쉽지 않아졌기 때문에 다른 방안을 찾아보고 있는 단계”라며 “가능한 모든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한경닷컴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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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대우조선의 해외 자회사인 루마니아 망갈리아조선소의 부실이 최근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화 안팎에서는 대우조선 인수를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막막해진 자금조달
한화는 은행들이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당초 예정했던 만큼의 대출에 난색을 표하면서 자금 조달 작업이 어그러지고 있다.
한화는 당초 인수자금으로 8조~8조5000억원대의 조달계획을 세웠다. 전체 인수자금 중 은행 차입금이 20~30%,재무투자(FI) 25%,내부 조달이 50~60%였다. 하지만 최근 외환은행 하나은행 농협 등 대출의사를 밝혀온 금융권이 신용경색을 이유로 자금지원 규모를 당초 예정보다 줄인다는 방침을 한화에 통보했다. 대출이율도 연 10% 이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조달이 막막해진 것이다.
한화는 자금조달 계획을 전면 수정하고 있다. 인수자금 중 50~60%를 내부자금으로 충당하려는 계획도 보유자산 가격이 하락해 차질이 생겼다. 중동에서 새로운 자금 조달을 위한 협상도 벌이고 있지만,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한화는 일부 계열사 매각까지 검토했다. 지방 점포를 포함한 갤러리아백화점,소공동 사옥,프라자호텔,장교동 빌딩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최근 실물경기 침체로 인해 제 가격을 주고 살 원매자를 찾기도 쉽지 않은 상태다.◆가시화되는 자회사 부실
대우조선의 자회사 부실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대우조선이 1997년 인수한 루마니아 망갈리아조선소는 2004년 반짝 흑자를 기록한 이후 4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2년간 2000억원대의 적자를 냈으며 이미 자본 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대우조선은 이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총 5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수혈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자회사의 잠재 부실이 모기업인 대우조선의 자금 부담으로 돌아온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망갈리아조선소에 1500억원의 자금을 긴급 지원했다. 현지 임직원의 체불임금 지급과 시설투자 자금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내년에는 3000억~4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추가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망갈리아조선소가 선박 건조 기한을 지키지 못해 발주처에 물어야 하는 선박인도 지체 위약금 규모가 대폭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피해액을 줄이기 위해 망갈리아조선소가 수주했으나 아직 건조 작업을 시작하지 않은 선박 6~7척을 아예 경남 거제에 있는 옥포조선소로 옮겨 만드는 방안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여기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통화파생상품인 키코(KIKO)로 인한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평가손실은 3000억~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모기업과 해외 자회사의 동반 부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본계약전 대우조선 실사 사실상 무산
설상가상으로 한화는 대우조선 노조의 실력행사로 아직까지 잠재부실 파악 등을 위한 실사조차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한화가 산업은행과 체결하기로 한 매각 본계약 시한이 오는 29일로 다가오고 있지만 본계약 전 예정됐던 정밀실사가 현실적으로 어렵게 됐다. 당초 한화는 옥포조선소를 포함한 회사 전체에 대한 실사를 마친 뒤 가격조정을 거쳐 본계약을 체결하기로 했었지만, 이미 물리적으로 본계약 전 실사는 물건너 갔다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결국 이번 대우조선 매각에서 본계약 체결 후 가격조정을 위해 실사를 하는 ‘선(先)실사 후(後)본계약’ 방식으로 진행될 공산이 크다. 대우조선 노조는 현재 매도자인 산은을 매개로 한화에 요구사항에 대한 교섭을 추진하고 있으나 한화 측의 무반응으로 거의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한화.산은 “네 탓” 공방
한화는 산업은행과의 협상을 통해 인수가격을 최대한 낮춘다는 방침이다. 불투명한 조선경기와 대우조선의 내부 잠재부실 등을 들어 3%에 불과한 가격조정 폭을 대폭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
또 한화 내부에서는 ‘산업은행 역할론’을 새롭게 제기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충분한 자금조달에 실패할 경우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새로운 투자자로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대우조선 노조의 반발로 한 달이 되도록 실사를 진행하지 못하자 산은은 한화의 소극적인 자세를 질타하고 나섰고 한화는 산은이 매각 주체로서 제 역할을 못한 것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29일 본계약을 체결한다 해도 내년 3월말 잔금납부를 둘러싸고 산은은 일정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3000억원가량의 보증금을 챙기고 우선협상대상은 무효화한다는 강경한 입장리가. 반면 한화는 대외적인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앞으로 양자의 갈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화 관계자는 “자산 매각이 잘 진행되지 않고 자금조달이 안되기 때문에 산은이 융통성을 발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화 대우조선 포기하나
이처럼 한화의 대우조선 실사가 늦어지고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게 되자 한화 내부에서도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노조의 실력행사로 실사가 지연되는 데다 조선업황 악화,기업가치 하락 등으로 인해 6조원 이상을 투입해 무리하게 대우조선을 인수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는 얘기다. 그룹 내부의 우량기업을 헐값에 팔고 대우조선을 비싼 값에 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갑자기 악화된 시장상황 때문에 동국제강이 최근 수백억원의 이행보증금을 포기하면서 쌍용건설 인수를 접은 사례를 의미심장하게 봐야 할 필요가 있다”며 “한화도 결국 인수 여부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하지만 한화는 절대 대우조선 인수 포기는 없다는 입장이다. 한화 관계자는 “인수대금 중 2조원가량을 재무적 투자자(FI)와 은행 대출로 조달키로 했지만 금융시장 경색으로 쉽지 않아졌기 때문에 다른 방안을 찾아보고 있는 단계”라며 “가능한 모든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한경닷컴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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