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내수진작 위해 성과급 앞당겨 푼다

생산성 격려금 내주초 지급

삼성이 오는 26일을 그룹 공식 휴무일로 지정한데 이어 내주 초 하반기 PI(생산성 격려금ㆍProductive Incentive)를 예년보다 1주일 이상 앞당겨 지급하기로 했다. 연말에 연ㆍ월차를 활용,휴가를 가는 임직원들이 많은 점을 감안했다는 설명이다. PI는 올해 삼성의 경영 실적에 대한 '논공행상'의 시작이다. 내년 초에 지급하는 PS(초과이익 분배금ㆍProfit Sharing),승진한 지 3년 이상 된 임원들에게 지급하는 장기성과급 등을 합하면 삼성에서만 모두 1조원 이상이 풀릴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도 내년 초 31개 계열사 임원 600여명을 대상으로 첫 장기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을 포함,임직원들에게 상당액의 보너스를 지급할 예정이다. 두 그룹에서 풀린 돈이 침체된 내수경기 진작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불황에도 성과는 보상PI는 연초에 지급하는 PS와 더불어 삼성의 대표적인 인센티브 제도로 상ㆍ하반기 두 차례 주어진다. 각 계열사 실적을 평가해 A,B,C 세 등급으로 분류,A등급에는 월 기본급의 150%,B등급에는 51~125%,C등급에는 0~50%를 각각 지급한다. 예를 들어 A등급을 받은 계열사에서 월 기본급이 200만원인 과장은 300만원의 PI를 받을 수 있다. PI는 연봉의 최대 50%를 주는 PS에 비해 금액은 적지만 계열사들의 경영성과를 비교 평가하는 '성적표'의 의미를 갖는다.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경기침체로 PI가 대폭 축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올해까지는 기존의 비율대로 PI를 지급하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침체로 초과이익이 줄어드는 만큼 내년 초 PS는 예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계열사 평가는 예년보다 낮아져상반기에는 최하위 등급 'C'를 맞은 계열사가 한 곳도 없었다. 대다수 계열사들이 평균 이상의 실적을 올리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본격화된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4개사가 'C'로 추락했다.

삼성전자에서는 반도체총괄이 4개 사업총괄 중 가장 낮은 C등급을 받았다. 2006년 상반기와 하반기 모두 'A' 등급을 받았던 반도체총괄은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으로 실적이 악화된 지난해부터 성적이 뚝 떨어졌다.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에는 각각 'C'와 'B'를,올해 상반기에는 'B'를 받았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총괄의 4분기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도체총괄을 제외한 3개 총괄은 상반기에 이어 'A' 등급을 수성하는데 성공했다. 디지털미디어총괄과 정보통신총괄은 각각 주력 상품인 TV와 휴대폰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였다는 점이 감안됐다. LCD총괄은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업계의 업황 악화로 지난 2분기 1조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이 3800억원으로 감소했지만 경쟁업체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데 성공해 'A' 등급을 유지했다. ◆화학ㆍ금융 계열사도 성적 저조

반도체 총괄 외에 'C' 등급을 받은 계열사는 전기,토탈,석유화학 등이다. 화학 관련 계열사들의 성적이 부진한 것은 실물경기 침체에 따른 수출 시장 악화로 매출 및 영업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금융관련 계열사들의 성적도 대체로 저조했다. 생명,증권,카트,투신운용 등이 'B'에 머물렀다. 'B'나'C'를 받은 계열사는 총 10개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B'와 'C'를 오갔던 삼성SDI는 하반기부터 전지 사업의 호조로 실적이 개선되면서 'A'로 올라섰다. 중공업,테크윈 등도 상반기에 이어 'A'를 받았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