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매거진 0100] 4대강 살리기 vs 대운하 꼼수

홍수예방과 경제활성화를 위한 뉴딜사업 차원의 4대강 정비사업이 내년부터 14조원이 투입돼, 본격 추진됩니다. 정부는 일자리창출과 지방발전을 기대하지만 일부에서는 한반도 대운하 개발을 위한 꼼수라며 반대 여론도 있어 또다시 대운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유은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정부는 지난 15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2008년 제3차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열어 모두 14조원을 들여 한강과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권진봉 국토부 수자원정책실장 “이 프로젝트는 이상기후 대비, 홍수 및 가뭄 등 물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고 하천공간을 합리적으로 정비해 이용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사업” 국토해양부는 하천정비에 대한 예산이 지난 8년간 동결된데다 최근 5년간 홍수 등으로 인한 평균 복구비용(4.2조원)이 사전 예방투자비(1.1조원)의 4배에 달해 이번에 선제적인 투자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국토부는 낡은 제방을 보강하고 퇴적된 토사를 정비하면서 하천생태계를 복원하고 하천변 저류지와 저수지 재개발, 자전거길 설치 등 수변을 수상레져와 문화활동 공간으로 꾸민다는 방침입니다. 또 올해말부터 충주와 대구, 연기 나주 등 7개 지방도시를 대상으로 선도사업을 시작해 오는 2011년말까지 4대강 정비를 끝낸다는 계획입니다. 국토부는 특히 침체된 실물경기 회복을 위해 하천정비 등 SOC사업 확대가 필요하고 이를 통해 19만명의 일자리창출과 23조원의 내수진작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정부의 바람과는 달리 4대강 정비사업은 환경 살리기가 아니라 여론에 밀려 추진하진 못한 대운하를 다른 방식으로 다시 추진하는 것이라며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4대강 정비와 대운하는 사업 내용 자체가 다르다며 논란 확산을 차단했습니다. 권진봉 국토부 수자원정책실장 “대운하는 물류수송이 주 목적. 이런 물길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심을 깊이 파고 이를 위한 보와 터미널 설치 등 상류에 여러 시설물이 필요한데 이런 개발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아 대운하와는 무관” 그러나 정부의 이런 계속되는 부인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4대강 정비 사업을 바라보는 시선은 차갑기만 합니다.사실상 대운하 사업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이라는 주장입니다. 윤순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장 "1단계 사업으로서는 대운하 큰 사업 틀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기초공사를 이번에 시작하는게 아닌가 싶다. 2차 사업으로 국민여론이 바뀌면 터널을 뚫고 보를 설치하는 것은 언제든 쉽게 할 수 있다." 정치권에서도 4대강 정비는 대운하 사전 작업으로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4대강 정비사업이 국책과제로 선정되고 예산이 예상 외로 많이 책정된 것이 한반도 대운하를 재추진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환경단체들 역시 대운하 사업의 심각한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대운하 논란을 떠나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을 위해서는 4대강을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 "운하는 궁극적으로 배를 다니게 하는 것. 하천정비사업은 하천 정비해 홍수 방지하고 많은 물을 가두고 양질의 물을 공급해 주변 생태계를 확장하는 기능을 한다.하천정비사업과 대운하의 목적 자체가 다르다. 다만 동일 구간에서 일어나 그런 오해를 가져온 게 아닌가." 이런가운데 지방자치단체와 건설업계는 4대강 정비사업이 침체된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킬 것이라며 대대적인 환영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일단 4대강 정비사업은 대운하와는 달리 이미 예산이 확보된데다 대다수 여론도 찬성쪽으로 기우는 분위기여서 내년 사업 시작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대운하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어 본격적인 4대강 정비 추진에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습니다. 유은길 기자 “정부는 4대강정비사업을 홍수예방과 지역경제활성화 목적이라고 하지만 일부에서는 대운하의 전초전이라는 의구심을 버리지 않아 사업 시행과정에 지속적인 마찰이 우려됩니다.” WOW TV NEWS, 유은길입니다. 유은길기자 egyou@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