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택시 면허, 수요 느는데 값은 내린다구?

양수양도 금지조치 잘못 해석
너도 나도 "팔자" 하락 부추겨

개인택시 면허 가격이 최근 큰 폭으로 떨어졌다. 원래 불황기에는 구조조정당한 사람들이 택시 운전대를 잡겠다고 나서 개인택시 면허 가격이 오르는 게 일반적인데 이와는 반대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택시 기사들이 최근 당정이 추진하고 있는 택시 면허 양수.양도 금지 조치를 잘못 해석,너도 나도 면허를 팔겠다고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개인택시 면허 매매업계에 따르면 택시면허 가격은 현재 6000만원 선으로 지난 9월보다 800만원가량 떨어졌다.

당정은 지난 8월 '택시 및 운송업대책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택시업계 개선책 중 하나로 내년 상반기부터 신규 택시 면허를 매매하거나 상속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도입키로 했다. 이는 현재 25만대인 택시 중 약 5만대가량이 공급 과잉이어서 대당 수송량이 떨어져 택시 기사의 안정적인 생계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 소식이 '모든 개인택시 면허 양수.양도 금지'로 와전되면서 개인택시 기사들 사이에 "지금 면허권을 팔지 않으면 나중에 못 팔게 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S택시 기사 김모씨는 "개인택시 기사들은 대부분 면허권을 팔아 퇴직금으로 삼는다"며 "만약 면허를 팔 수 없게 되면 퇴직금이 날아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니 빨리 팔아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개인택시 매매업을 하는 우성택시나라의 함춘근 대표는 "신규 택시면허 양수.양도 금지 보도가 나온 이후 면허를 팔겠다는 문의가 50% 이상 급증했다"고 말했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측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방안인 데다 신규 택시 면허에만 적용되는 만큼 택시 기사들의 걱정은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상은 기자/윤형훈 인턴(한국외대 3학년)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