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기업이나 국가나 거품 빼야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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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 올 들어 두번째 방문이명박 대통령은 당선 1주년과 생일(67회)을 맞은 19일 눈을 뜨자마자 인천항 수출부두 및 GM대우자동차 부평공장으로 달려갔다. 이날은 38번째 결혼기념일이기도 해 경사가 겹쳤지만 최악의 경제난 등을 감안해 자축보다는 경제챙기기 행보를 보여주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생일 아침을 현장 구내식당에서 근로자들과 함께 하며 노사 모두를 향해 인내와 희생,고통분담을 강조했다. ◆"GM은 1만개 일자리 걸려 있다"이 대통령은 GM공장에서 "노조도 회사도 과거 방식으로는 이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며 "전대미문의 위기이기 때문에 (노사간)상생도 전대미문의 방식이 필요하고 주체별로 희생이 따라야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참고 견디고 고통을 나눠야 한다"며 "기업이 됐든 나라가 됐든 거품을 빼고 체질을 개선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밝혔다. 강력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금융권 공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임금 동결 내지 삭감하는 경우도 일부 있는데,좀 더 위의 계층이 솔선수범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특히 당선인 시절인 지난 1월에 이어 GM대우를 두번째 방문한 배경이 주목된다. 부평공장은 오는 22일부터 감산을 위해 조업을 일시 중단한다. 이 대통령은 "미국 GM을 봐라.살리고 싶어도 살리기 힘든 정도까지 와 있지 않은가"라며 "한국GM은 세계 공장 중 가장 잘하는 곳이다. 대우차가 살아 남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또 왔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GM대우가 GM만의 것이 아니다. 우리에겐 1만개 일자리가 걸려 있다"고 독려한 후 "1년 후에 왔을 땐 '뉴 GM대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 GM이 거덜난 상황에서 까딱 잘못하면 GM대우도 문을 닫을지 모르는 상황을 감안한 행보"라며 "어떻게든 한국 공장을 지켜내 '글로벌 생산 거점'이 되라는 격려 차원"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고용 및 생산 유발 효과가 큰 자동차산업에 대한 정부의 관심을 확인하면서 노사 화합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꿔줄 것을 재차 당부하기 위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라크 파병 귀국행사 깜짝 방문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대선승리 1주년을 기념해 김포공항 스카이시티에서 개최한 '경제살리기 국민 한마음 희망대회'에 참석,"오늘은 매우 기쁜 날이지만 기쁨을 노골적으로 표현할 수 없는 어려운 시기에 살고 있다"며 "지금은 할 말을 다할 때가 아니고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장애를 피해서는 안된다"며 "할 수 있는 것은 모든 것을 던져서 해야 한다는 결심을 다시 하게 됐다"고 역설했다. 또 "교육 기업 정치 등 모든 분야에서 부정과 비리를 없애 돈이나 많이 버는 나라가 아니라 도덕과 윤리,법과 질서가 지켜지는 진정한 일류국가를 만들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오후엔 이라크 파병 임무를 마치고 귀국한 자이툰과 다이만 부대 환영식에 참석해 장병들을 격려했다.
한편 생일을 맞은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직원 식당에서 수석비서관과 비서관 등 120여명과 오찬을 함께 하는 등 조촐하게 보냈다.
홍영식/김수언 기자 yshong@hankyung.com